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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 이게 수소차다"… 신형 넥쏘, 대가 없이 즐기는 편안함
7년 사이 현대차가 '공간 넓게 빼기' 초고수로 성장한 만큼, 2열은 넓다 못해 광활한 수준이다. 160cm 여성 기준으로 주먹이 두세개는 넉넉히 들어갈 정도의 레그룸을 확보했다. 공간 넓기로 유명한 싼타페와 비교해 넥쏘의 전장이 100mm 가까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체감상 2열 공간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전반적으로 갸륵한 변화를 이뤄내긴 했지만, 여전히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팔면 돈 되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아쉬운 점들도 있다. 내부 기술력이나 공간감 등에선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동으로 조절해야하는 뒷좌석 시트 등에서 원가 절감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수소차라는 도전의 영역에 들어서기 위해선 작은 서운함 쯤이야 코웃음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겠다.
![[시승기] "마, 이게 수소차다"… 신형 넥쏘, 대가 없이 즐기는 편안함 [시승기] "마, 이게 수소차다"… 신형 넥쏘, 대가 없이 즐기는 편안함](/files/attach/images/2025/06/20/6d37efb9f34f080b74d321a4a8a70fce.jpeg)
신형 넥쏘 ⓒ현대자동차내외관 변화가 아무리 확실하다 해도 끝까지 넥쏘에 의구심을 품었던 건 역시나 달리기 실력이었다. 매연을 내뿜지 않으니 잘 달리지 못해도 눈 감아달라는 식이라면 영 꽝이다. 그리 착하지 않은 가격, 도전이 필요한 수소차 라이프를 설득시키려면 분명한 매력이 있어줘야 하는 법이다.
가로로 갸웃대던 고개가 앞으로 끄덕여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 재밌는 차, 잘 달리는 차는 많지만 이렇게 안락하고 편안한 차는 또 처음이다. 오로지 '편안함'에만 집중한 신형 넥쏘에게 감정기복 따위는 없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전기차에 가까운 편인데, 정확한 차종 분류가 '수소차'가 아니라 '수소전기차'임이 여실히 느껴진다. 수소차는 주 연료가 수소일 뿐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시켜 차량을 굴리는 만큼 기본적인 성격은 전기차에 가깝다. 붕 떠가는 주행감과 부드럽고 빠른 가속력이 특히 닮아있다.
다만, 전기차의 장점이 되기도, 단점이 되기도 하는 '주행감' 면에 있어선 차이가 크다. 전기차가 밟는 즉시 튀어나가면서 운전자에게 가속감을 그대로 전달해준다면, 수소차는 속도는 전기차 만큼 빠르게 올려내면서도 운전자가 받는 충격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경쟁 모델이 없으니 호불호가 갈릴 만한 점은 모조리 치워버린 걸까.
평온한 성격은 스포츠 모드를 켰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통상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을 때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경쾌함과 짜릿함은 넥쏘에선 허용되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변한 넥쏘는 가속페달을 밟는 족족 속도는 귀신같이 빠르게 올려내면서도, 운전자에게까지 속도감을 전가하지 않는다. 주변의 차들을 다 제치고 있는데 넥쏘에 타고 있는 이들 만큼은 70km로 달리는 듯 온화함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는 V6, V8부터'라는 속도론자들에겐 영 매력 없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혼자 탈 때도, 친구를 태울 때도, 가족을 태울 때도 언제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이만한 차가 또 없다. 빠르게 달리고 싶은데 뒷좌석에서 잠든 아이를 깨우기 싫은 아빠에게도 선택지가 필요한 법이다.
![[시승기] "마, 이게 수소차다"… 신형 넥쏘, 대가 없이 즐기는 편안함 [시승기] "마, 이게 수소차다"… 신형 넥쏘, 대가 없이 즐기는 편안함](/files/attach/images/2025/06/20/ad392836a63f9d7ec39a78f4cb2cae93.jpeg)
주행 중 가까운 수소 충전소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루트 플래너' 기능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하이브리드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넉넉한 주행거리는 만족감을 크게 높여주는 요소다. 신형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무려 720km다. 게다가 최소 20분 이상 발이 묶이는 전기차와 달리 5분이면 충전이 끝난다는 점도 여러모로 경제적이다.
충전 걱정을 줄여주는 똑똑한 기능도 생겨났다. 내비게이션에 상시 표시되는 '루트 플래너' 기능인데, 주변에 위치한 충전소를 5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해 표시해준다. 단순 위치나 거리 뿐 아니라 현재 사용이 불가한 충전소 등도 파악할 정도로 스마트하다.
연비는 수소차에 대한 인식을 단숨에 바꿔놓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산업부 기준 넥쏘의 복합연비는 18인치 타이어 기준 107.6km/kg. 이날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연비 역시 102km/kg였다. 휘발유로 환산하면 리터당 25~30km 수준으로, 웬만한 하이브리드차 연비는 우스울 정도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이번 만큼은 넥쏘가 화려하게 수소차의 존재감을 부활시킬 지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생겨났다. 여유있는 주행거리와 줄어든 충전 불안감, 안락해진 내부, 더 빨라진 가속력까지. 게다가 이 모든 걸 즐긴 대가가 매연이 아닌 '물 몇방울'이란 점은 수소차에 대한 의구심이 떠난 자리에 낭만까지 차오르게 한다.
▲타깃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신중한 아빠의 패밀리카
-1세대 넥쏘 외모에 실망한 당신, 이번엔 다를 거에요
▲주의할 점
-충전소가 있는 지역으로만 장거리 여행 가능
-'왜 샀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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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충전 속도에 놀라고
긴 주행 거리에 놀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소가 있는 지역으로만 장거리 여행 가능하다는 부분에 다시 화들짝....
보조금 적용해도 만만치 않은 가격대라 비슷한 가격의 전기차가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습니다..ㅋㅋㅋ
장단점의 차이는 굳이 말 안 해도 전기차가 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