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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차 '라이다'에서 '카메라'로 급선회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차 개발 전략을 '라이다 방식'에서 '카메라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차 공급망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카메라 센서로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주도해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자율주행 사업부 내 라이다(LiDAR) 기반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했다. 대신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창현 현대차 사장겸 포티투닷 대표가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송 사장은 차세대 차량 플랫폼을 총괄하는 AVP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송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내재화"라며 "외산 모듈 의존도가 높은 라이다보다 엔드투엔드 설계가 가능한 카메라가 적합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은 송 사장이 대표로 있는 포티투닷이 전담한다. 서비스형 자율주행 운송(TaaS) 전문에 카메라 자율주행을 기반기술로 둔 포티투닷은 2019년 설립, 2022년 현대차에 인수합병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지분을 약 57%와 38% 보유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포티투닷 주도 하에 레벨2+ 카메라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공개했다. 조직 내부에만 알려져 있던 카메라 자율주행 전략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다.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개로 구성된 아트리아 AI는 내년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의 시범 차량에 접목하고 2027년 말 양산 차량에 적용한다.
3월 개발자 컨퍼런스 '플레오스 25' 中 송창현 사장 (자료=현대자동차그룹)
◇ "카메라가 더 싸다"는 옛말... 오히려 더 값비싼 선택일지도
라이다는 3차원 공간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센서 모듈이다. 평면(x·y축)과 깊이(z축)를 함께 측정할 수 있어 객체 식별과 거리 판단에서 신뢰도가 높다. 유럽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가 현대차의 주요 라이다 공급업체다. '스칼라'라는 라이다 모듈을 공급한다.
한 때 라이다는 고가의 부품으로 여겨졌다. 단가가 2000달러를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발레오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사들이 라이다 가격을 1000달러 이하로 절반 가까이 인하해 상황이 달라졌다. 발레오는 라이다에 필요한 광학·전자 소자와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계하고 불필요한 기구적 요소를 제거해 단가를 낮췄다. 작년 출시한 스칼라 3의 가격이 500에서 800달러 사이다.
반면 카메라는 2차원(x·y축) 이미지만 처리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 깊이(z축)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추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도화된 신경망 모델과 방대한 학습 데이터, 그리고 대규모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에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활용한다. 도조는 테슬라가 직접 설계한 D1·D2 칩과 수만 개의 엔비디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바탕으로 가동된다.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이 하드웨어 단가 측면에서 유리하더라도 전체 시스템 측면에서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현대차 역시 SDV 전용 'h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h클라우드는 주로 OTA(무선 업데이트)와 커넥티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한다. 현대차가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면 h클라우드 또는 포티투닷의 자체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