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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9년 연속 세계 1등이었는데…삼성 TV 체질 개선 승부수
TCL 등 가성비 제품으로 추격
회의·행사·출장비 등 20% 감축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1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 VD사업부가 비상 경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V 수요 감소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독] 19년 연속 세계 1등이었는데…삼성 TV 체질 개선 승부수 [단독] 19년 연속 세계 1등이었는데…삼성 TV 체질 개선 승부수](/files/attach/images/2025/05/19/48be1c11a058fbb7ec1f42cbe8f1c8f2.jpg)
16일 업계에 따르면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비상 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하며 긴축 경영 방침을 임직원에게 공지했다. 회의, 행사, 소모품 등과 관련된 비용을 줄이고 해외 출장을 최소화해 각종 경비 지출을 20%가량 줄이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VD사업부가 비상 경영에 나선 것은 판매 감소와 부품값 상승이 겹치며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2022년 19.6%이던 삼성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하이얼, TCL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해 17.6%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부품인 LCD 패널 가격은 작년 12월 173달러(65형 UHD급 기준)에서 이달 178달러로 5개월 새 2.9% 올랐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삼성전자의 TV·가전 합산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1년 전(5300억원) 대비 43.4%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말 스마트폰, TV, 가전사업을 아우르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전체가 비상 경영에 들어간 적은 있지만, VD사업부 단독 가동은 처음”이라며 “비상 경영 체제가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TV시장의 최강자가 일본 소니에서 삼성전자로 바뀐 건 2006년이었다. 세련된 디자인과 압도적인 성능을 겸비한 ‘보르도 TV’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덕분이었다. 일본보다 발 빠르게 LCD, PDP 등 ‘벽걸이 TV’ 시대를 연 삼성에 맞설 만한 적수는 없었다. 그때만 해도 중국의 기술력은 삼성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글로벌 TV시장에서 ‘삼성 천하’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2020년대 들어서면서다. 가격으로만 승부하던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가 기술을 확보하면서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도 갉아먹기 시작한 것. 여기에 글로벌 LCD 패널 시장을 접수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자 19년째 글로벌 TV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도 코너에 몰리게 됐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처음으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