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뽑은 '과대평가 된 영화 10'
1. 풀 메탈 자켓 (1987, 감독 : 스탠리 큐브릭)
스탠리 큐브릭은 신비화된 감이 좀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많이 떨어진다.
훈련소를 묘사한 앞의 반은 걸작이지만, 베트남에서의 뒤의 반은 범작에 불과하다.
2. 하나-비 (1997, 감독 : 기타노 다케시)
<그 남자 흉폭하다>나 <소나티네>보다 훨씬 못하다.
아내와의 여행 시퀀스는 너무 유치해서 봐주기 힘들다.
앞의 반으로 끝냈으면 좋았을 텐데.
3. 로스트 하이웨이 (1997, 감독 : 데이비드 린치)
너무 추켜세워주면 이렇게 된다.
자기 자신의 모티브들을 재탕 삼탕 우려먹는 안이함.
미완성 각본으로 폼만 잔뜩 잡는다.
4. 싸이코 (1960, 감독 : 알프레드 히치콕)
버나드 허만의 음악과 샤워실 장면을 빼면 막상 별로 남는 게 없는 영화.
의사의 해설로 모든 것을 해명하는 각본상의 단점.
히치콕 베스트 7에도 안 끼워준다.
5. 중경삼림 (1994, 감독 : 왕가위)
고독한 게 뭐 자랑인가? 고독하다고 막 우기고 알아달라고 떼쓰는 태도가 거북하다.
특히 타월이나 비누 붙들고 말 거는 장면은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6. 그랑 블루 (1988, 감독 : 뤽 베송)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바닷속 풍경의 아름다움이라면 <아틀란티스> 쪽이 차라리 낫다.
7. 씬 레드 라인 (1998, 감독 : 테렌스 맬릭)
전쟁에 대한 그다지 독창적인 해석도 없는 데다가, 그 현학적인 독백들이란!
영화에 내레이션을 입힌 건지, 시 낭송에 배경 그림을 깐 건지.
8. 다크 시티 (1998,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젊은 영화광들이 열광하는 걸 보고 실망했다.
독일 표현주의와 필름 누아르를 분위기만 좀 배워와서 잔재주 부린 데 지나지 않는다.
9. 시민 케인 (1941, 감독 : 오손 웰스)
적어도 영화 사상 최고작은 아니다.
자기현시적인 테크닉 과시로 일관할 뿐 스케일에 걸맞은 감동은 없다.
오손 웰스는 후기작들이 백배 좋다.
10. 올리버 스톤의 킬러 (1994, 감독 : 올리버 스톤)
인디영화들의 노고를 훔쳐다가 떠들썩하게 팔아먹었다.
'미디어 비판'이라는 명분으로 도망갈 구멍은 만들어놓고 스캔들을 조장하는 교활함.
물론 다 뛰어난 영화들이다.
다만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는 게 죄라면 죄.
- 박찬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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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무조건 믿고 보는 감독으로
마틴 스코세이지가 있습니다.. 가끔 좀 아닌 영화도 있긴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와 더불어 믿고 보는 감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