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중인 도장
여기에 올리는게 맞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여러분께 넋두리 할 만한 곳이 여기라.. 적어봅니다. 사회 생활을 대학 졸업하고 처음 시작했습니다. 20대 중반 후반이 한 회사에 녹았지요.. 30대 초반에 그렇게 녹다보면 내 인생이 허무해지겠다 싶어서 그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영역과 업무를 맡았던지라... 30대 초/중/후반이 꽤 행복했습니다. 11년에 가까운 시간을 잘 버티고 보냈습니다만... 엊그제 미팅에 불려서 들어갔더니... 회사가 조직도를 개편하고 있는데, 너의 자리가 필요없어졌다.. 라고 하더군요. 아무런 준비없이 맞이하게 된 마지막 출근이었습니다. 회사가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 건 알았지만, 그 칼바람이 저에게 까지 올줄은 몰랐어요. 외국계 회사의 한국 지사였고, 제 자리가 한자리만 있다보니 방심했나 봅니다.
한달 미리 알림이 법적으로 필요하니 저는 공식적으로 다음달까지 일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로 업무는 종료되었고, 저는 더 이상 회사에 나가지 않습니다.
11년의 노력이 30분의 미팅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슬프긴 합니다만, 회사의 전략을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조직에서 걷어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와 제가 맺은 건 계약이지 인간적인 친분이 아니니까요. 제 업무 능력을 문제 삼지 않은 것이 하나의 위안이고, 2년여 전부터 제 자리의 무게가 크지 않아졌음을 느꼈기 때문에 지금의 변화가 그리 황망하지만은 않다는게 또 다른 위안입니다. 회사의 전략이 저를 회사에서 밀어내긴 했지만, 그래서 저는 여전히 이 회사가 좋습니다. 나를 밀어낸 회사일 지 언정, 그곳의 사람들과 즐거웠고, 그곳에서의 10년 덕에 내 가족이 모두 즐거운 삶을 살았으니까요. 단지,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제 손을 떠밀어준거라 생각합니다. 10년의 안락함에 숨어 그 안락함을 버리지 못해 부들거리는 제 손을 다음 페이지를 향해 밀어준거라구요.
하지만, 마흔에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것,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살짝 두렵긴 합니다. 눈 앞의 미래는 1초 앞도 볼 수가 없으니까요. 다만 아이들이 조금 더 컸을 때, 그저 웃으며, 우리에게 이런 시기가 있었고 덕분에 우리가 지금 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더 이상 이 전처럼 직장에 다시 다녀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아니란 것만은 알고 있습니다. 자영업이 음식점, 상점에 머무르지 않는 세상이 되었고, 저도 어딘가 사람들이 아직 진입하지 않은 곳을 찾으려 합니다. 그곳이 어딘지 잘은 모르지만 알아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나오며 남아 있는 친한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내가 조만간 스카웃 하러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봐."
꼭 그렇게 하고 싶네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저의 넋두리를 다 읽어 주신 분들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괜히 읽었다 싶은 분들껜, 너무너무 죄송하구요. >.<
회사를 짝사랑하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고생하셨습니다.
다시 새로운 길과 도전을 비슷한 또래로써 응원해봅니다
전 아직 20대라 생각하지만 .... 현실은 ㅠ
저도 마음은 여전히 20대에서 떠나지 않는데.. 남들은 늙다리 아저씨로 보네요 ㅠㅠ
평생을 사다보면 3번의 기회가 있다고들 합니다.
이번에 그 기회가 댁의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을것입니다.
힘내세요...
"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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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회 수 | 날짜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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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사기당했습니다....도움 주실분 계신가요...막막하네요.. +10 | 176 | 24.10.2420:02 | lesmi |
Hot 당첨운이라곤 일도 없던 제게 볕이 들기도 하네요~ +8 | 84 | 24.10.2611:43 | nollue |
Hot 모두의 쉼터 hot 게시물이 아이러니 하네요. +3 | 68 | 24.10.2516:10 | moongate |
4 | 24.10.2713:26 | 복스렌치 | |
5 | 24.10.2713:21 | 복스렌치 | |
84 | 24.10.2611:43 | nollu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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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 24.10.2516:10 | moongate | |
176 | 24.10.2420:02 | lesm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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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 24.10.2218:06 | Mactopi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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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 24.10.2108:13 | 아이브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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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24.10.2014:31 | 복스렌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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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 24.10.1810:24 | 아이브경 | |
110 | 24.10.1711:40 | Mactopia | |
96 | 24.10.1710:52 | 아이브경 | |
128 | 24.10.1617:54 | 코끼리코 |
글 한 단어 한 단어마다 회사을 참 좋아하셨구나 느껴집니다.
그리고 가볍게 보이지만 글 뒤에 숨어 있는 가장으로써의 무게감도 느껴 집니다.
큰 아쉬움 홀가분 함도...
글에 절제심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생각이 참 깊으신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순탄하지만은 않더라도 CanBe님은 충분히 잘 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게 글에서 잘 묻어 납니다.
인생의 제 2막이 시작되네요.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즐겁게 살면 되지요.
화이팅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