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중인 도장
이번주에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그 친구와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결혼식 때 3만원을 내고 식비가 더 나온다며 밥을 먹지 않고 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유일하게 고향에서 올라온 몇 안되는 친구였는데 난 억지로 녀석을 잡아 절대 가면 안된다고 식이 끝날때 까지 기다리라 했다. 친구는 야속하게도 짧은 편지만을 놓고 식이 끝나기도 전에 내려가버렸다.
-야간일 들어가야 해서 먼저 간다. 미안하다. 진심으로 축하해. 넉넉하지 못해 작게 내서 미안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아끼지 않고 축하한다.
난 사실 친구에게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다. 어려운 형편을 알았기에 부담을 주기 싫었다. 그런데 신문 기사가 내 결혼 소식을 알리는 바람에 친구에게도 소식이 들어간 것이다.
가난해 본 사람은 안다.
못해도 왕복 차비를 합쳐 10만원은 썼을 텐데 친구에게 그 돈은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괜스레 눈물이 났다. 미안해하며 밥도 먹지 않고 떠나는, 돈만 붙이거나 문자 한통만 보내도 충분했을 축하를 친구라고 얼굴을 보이려 서울까지 온 녀석이 일 때문에 악수 한번과 짠한 눈빛으로 축하를 대신하고 급하게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눈물이 났다. 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반갑게 받았다. 버스라했다. 덤덤하게 대화를 이었다.
"밥 먹고가지."
"그래도 제수씨 입장하는건 봤어."
"배고프잖아.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도 못했겠고만."
"너 여전히 멋있더라."
"맛있는거 많은데 밥 먹고가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조카 장난감 많이 사줄게."
우린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알 수 있었다. 서로 울고 있다는 것을.
.
.
오늘 집에 와보니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친구가 보낸 것이었다. 뜯어보니 따뜻해 보이는 명이 옷이 들어있었다. 편지도 함께였다.
'요즘 애들은 메이커 입힌다는데 미안하다. 그래도 장날에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아기 옷이 눈에 보였다. 안살수가 없더라. 밖에 입히고 돌아다니기 좀 그러면 집에서만 입혀.'
눈물이 핑돌았다.
친구는 내 눈물을 빼내는 마법을 부리는 얄미운 녀석이었다.
아내가 손빨래를 했다. 내일 건조가 되면 입히고 나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자고 했다.
이번 주.. 강의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는 날, 녀석과 밤새워 마셔볼 참이다.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472117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아이를 등에 업고서 토막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헐떡이면서 땀을 흘리며 나타난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의 아내를 통해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만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커 사과장수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번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 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 먹기 위해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젯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 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 해남에서 형주가 -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축의금 일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어젯 밤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을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 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에 서서...
- 행복한 고물상의 저자 이철환 님
원래는 눈물 나는 실화 이야기인데.... 여자 친구도 없는 엑팔인들은 아직 저 감정이 이해가 안되겠지요?
우리 싼타페 (♪♬♫) 친구에게는 실제로 온 가족을 데리고 가서 밥만 먹고 축의금은 내지 않는 걸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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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거 무조건 사기겠죠? +9 | 149 | 24.10.2223:19 | lesmi |
Hot 사기당했습니다....도움 주실분 계신가요...막막하네요.. +8 | 84 | 24.10.2420:02 | lesmi |
Hot 2찍 중고 사기 민사로 갑니다. +5 | 66 | 24.10.2412:08 | Mactopia |
84 | 24.10.2420:02 | lesm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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