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득템의 왕' 입니다.
병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한달하고도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병원에 오래 있다보니, 몸보다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듯 합니다. 환자나 보호자나 의료진이나...
병원 생활이 마무리 되면 언젠가 한번 병원의 이런저런 인간군상들에 대한 글 올려보고 싶습니다만,
지금은 제가 겪은 '마음의 병'을 써보려 합니다..
예전에,
오래 다녔던 회사를 딱히 이유없이 일하기 싫다는 생각만으로 때려치고 나니,
예상보다 그 후유증이 길고 깊었던거 같습니다.
어느날 왼쪽 어깨가 조금씩 불편하더니, 금세 생활에 무리가 갈정도가 되더군요.
집근처 몇몇 정형외과를 다녀봤고,
그중 제일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는 어깨전문'클리닉'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라는 인간이 정말 싸가지 없었지만, 하는 말은 제일 그럴듯 했습니다.
'일단 수술부터 하자고 하는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생활습관과 운동요법, 간단한 약물치료로 관리가 된다'
'너님의 경우도 많이 경험한 증상으로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한 일년 넘게 다니면서 물리치료도 하고, 꾸준히 어깨운동도 했습니다만,
좋아졌다 나빠졌다만 반복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팔을 들기가 힘들정도로 악화되다 보니, 그냥 저냥 넘어갈 문제가 아닌거 같다....
이제 큰병원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다니던 회사근처에 새로생긴 큰 종합병원이 있는데,
거기 가서 찍으라는 '비싼' 검사 다 찍고 나니,
의사가,
'어깨만 20년 봤는데...너님 어깨는 구조상,기능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십만원들여 비싸다는 검사는 다했는데...???
'그래도 왔으니, 스테로이드주사나 한방 맞고 갈래?'
그러겠다 했습니다만, 사실 기대는 없었습니다.
이미 어깨 스테로이드주사는 몇번 맞은적이 있었고, 아무런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후속 진료 예약하라는 이야기도 안하더군요..
다시 오지 마라는 이야기이지요...
여튼 그거 맞고 나니 더럽게 아프더군요..
한 이틀 감기몸살처럼 앓아 누웠습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어깨가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더군요...
그 이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은 오른쪽 대비 95%의 성능(?)은 되는것 같고,
생활시 어깨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을정도가 되었습니다.
장황하게 글 적었지만,
결론은
'마음의 병' 이 아니었을까 입니다.
큰 병원가서 이상없단 소리를 들었으니, 거기는 해소되었고..
나의 무의식(?)은 또 다른 약점을 찾아 내지 않을까...
병원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저의 경우와는 좀 다르지만...)
이런저런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이 참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인 곳이라 그렇겠지요.
아마도 다른이가 보기엔 저도 그렇게 보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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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공감합니다.
난민과도 같은 환경...몸과 마음이 비정상인 사람들...
적었듯이, 심신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저의 기대와 예상대로 흘러 가는건 하나도 없고...
원래 부터 불평불만이 좀 많은 편인데..
병원의 특수한(지X같은) 운영 시스템이 그럴수도 있지...이해는 해야 겠지만..
그 이해라는걸 핑계로 너무 많은 불합리가 저들 스스로 합리화되고...그게 오래되니 정상이라 생각들 하고 있고...
그래서, 짜증이 나고...그렇게 예민해 지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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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깨가 아파 수술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말합니다.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하는 것이라구요.
칼 대는 순간 수술이 잘 되어도 원래 기능의 15~30%는 기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수술해 보니 그렇더군요.
더 웃긴건 저의 경우 고치려고 수술했다기 보다 아픈 이유를 알아 보려고 열어 봤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원인은 못 찾았어요.
수술 후 원래의 움직을 못하고 있다가 그나마 일상적인 움직임이 가능한데까지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말 사람 미치겠더군요.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저 역시 마음의 병이 생기려 하더군요. 괜히 눈물도 많아지고...
또한 어딘가 아파 3회 이상 병원을 다녀서 해결 안되면 서울의 대형병원 가야 합니다.
솔직히 병을 얻고 나니 의사라도 다 같은 의사가 아니더라구요.
왜 사람들이 서울로 가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병증에 대한 이해도, 경험, 처방에 대한 노하우 자체가 다르더군요.
여튼 병원에 오래 있으면 실제 병보다 병원 안 생활에서 더 지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보는게 환자라 정상적인 사람만 봐도 기분에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는데 이건 매일 아픈 사람만 보니 아주 미쳐버릴 지경인데다 환자나 보호자 자신도 힘들어서 정말 돌기 직전까지 갑니다.
그냥 살아 있으니까 버티는 그런 모양새죠.
지금 어떤 마음이신지 다 이해 못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집에서 마음 편히 쉬어도 다음 날 피곤한게 사람인데 불편한 잠자리, 샤워, 화장실, 식사, 휴식... 모든게 신경써야 할 일이고 게다가 병수발 할 가족까지...
제가 아파서 입원해 있는 동안 주변분들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마누라한테 잘해라 라는 말이었습니다.
환자야 병원의 케어를 받고 있는 입장이지만 보호자는 말 그대로 자기의 일, 병수발... 자식들... 정말 힘들다고...
지금 어떤 심정이실지 알기에 더 마음이 아프네요. 그저 힘내시라는 말 뿐이지만 늘 그렇 듯 시간이 지나가야 해결될 일이라 그저 견뎌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서든 버티면 또 좋은 시간이 올 겁니다.
저도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병원에 있는 것 보단 나아진 것에 만족합니다.
무너지지 마시고 항상 굳건한 마음을 매일 매일 다잡으시고 버티다 보면 터널의 끝이 곧 보이실 겁니다.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