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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중인 도장
미국은 도넛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다.
오죽하면 국가 도넛의 날(National Doughnut Day)까지 있을 정도니 말 다했지
이 국가 도넛의 날은 보통 6월 첫째 주의 금요일인데, 이 날이 되면
등킨도나쓰를 비롯해서 미스터 도넛이나 크리스피 도넛 같은
미국 전역의 도넛 가게가 무료로 도넛을 푸는 재밌는 행사를 한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좀 웃기지 않은가?
어쩌다 미국에는 국가 도넛의 날 같은 게 생겼을까
이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제1차 세계 대전 시절 이야기를 들어다봐야 한다.
이 세상 어디에 편안하고 쾌적한 전쟁이 있겠느냐만은,
1차 대전은 특히 불쾌하고 괴롭기 짝이 없는 지옥도였다.
당시 군인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바로 참호와 식량 문제
전 세계가 이놈의 전쟁 때문에 기아에 시달렸는데, 영국에서는 사람이 먹을 음식도 없다고
100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을 모조리 살처분해버린 일도 있었다.
당연히 독일은 여기서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다리만 달렸으면 책상이라도 끓여먹을 상황이었다.
배고픔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미국 또한 먹을거리 문제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좀, 아니 굉장히 배부른 소리겠지만 다른 나라 군인들이
먹을 게 없어 배고파 죽을 지경이었다면 미군들은 맛이 없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우리 본진이 바다 건너편에 있네? 그럼 먹을 수 있는 거라곤
배 타고 온 통조림밖에 없는데 얘네는 보통 맛이 더럽게 없단 말이지..."
순무로 빵도 먹고 커피도 볶아마시던 독일군이 본다면 배가 불러 터졌다고
온갖 쌍욕을 퍼부었을 테지만 그들에겐 나름대로 심각한 문제였다.
군바리에게 먹을거로 장난치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나?
그리고 많고 많은 먹을거리 중에서도 많은 미군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던 음식이 바로 등킨드나쓰였다.
아아 도나쓰... 달디 달고 둥그런 설탕 듬뿍 도나쓰...
"엥 얘네 아이스크림 배도 만들었다면서 돈도 많은데 그냥 주면 안 됨요?" 싶겠지만
도넛은 원래부터 꽤나 만들기 힘든 요리고, 무엇보다 이 때는 1차대전이었다
튀김기와 오븐도 있어야 하고 전쟁터에선 특히 구하기 힘든 설탕도 필요하고...
뭣보다 높으신 분들은 아 뭐 어쨌든 밥 먹으면 됐지
왜 굳이 과자까지 챙겨줘란 마인드라 전혀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중 드나쓰 금단 현상을 일으킨 가엾은 양키들이
성냥팔이 소녀마냥 허우적대는 모습을 안타깝게 본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구세군 대장이었던 '에반젤린 부스'였다.
부스는 전선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군인들을 돌봤는데,
이 과정에서 드나쓰 타령을 읊던 장병들의 하소연을 듣게 된다.
헤드샷에 내 뚝배기가 도넛이 되기 전에 도넛을 먹고 시퍼요라며
훌쩍이는 부상병들의 한을 들은 부스는 달려가 높으신 분들께 딜을 건다.
"님들 얘네 도넛 먹여도 됨요?"
당연하지만 전폭적인 지원 따위는 없었다.
'ㅇㅋ 그럼 니가 알아서 해' 같은 명목 상의 허가만 얻어낸 부스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지금이 아닌 그 당시 기준으로 봐도 참 어메이징한 조건이었다.
- 무급으로 도넛 만들 사람 구함
- 근무지는 최전선
- 독가스가 살포될 위험이 있으니 방독면을 들고 올 것
- 총에 맞을 수도 있으니 권총 또한 챙겨 올 것
- 폭탄에 맞아 죽을 수도 있으니 헬멧도 쓰고 올 것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극한의 3D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무려 11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왔는데,
더 놀라운건 전부 젊은 여성들이었다.
게다가 '스텔라 영'이라는 겨우 16살밖에 안 된 소녀 지원자도 있었다
그렇게 이 12명의 여성들이 모여 바로 역사 속에 길이 남을 야전취사 부대 '도넛걸'이 탄생하게 된다.
(도넛 걸 최연소 지원자였던 스텔라 영)
이렇게 리볼버로 무장하고 헬멧을 쓰고 밀가루 포대를 등에 맨 도넛걸들은 곧바로 최전선으로 달려간다.
최전선으로 달려간 이유도 상당히 논리적이었는데, 후방에서 만들어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도넛이 통조림이랑 뭐가 다르냐는 것이었다.
이후 프랑스 전선의 최전방에서 반쯤 무너진 오두막을 발견한 도넛걸들은
이곳을 '에반젤린 부스 헛'이라 이름 붙이고 도넛을 만들기 시작했다.
상술했듯 원조가 거의 없는 자원봉사자 부대인지라 이들은 제대로 된 요리도구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첫 번째 날에는 제일 기초적인 밀대와 냄비조차도 없었을 정도...
그래서 주변에서 주워온 물건들로 반죽을 만들어서 튀겼는데,
포탄 탄피와 빈 우유병을 밀대로 써 반죽을 밀었고 냄비 대신 쓰고 있던 헬멧을 벗고 세척해서 기름을 튀겼다.
워낙 열악한 환경이라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도넛은 겨우 7개밖에 안 되었으나
정말 하루종일 잠도 안 자고서 모두가 노력한 결과 첫 날에만 중대 하나를 먹이고도 남을 도넛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이는 머나먼 엘랑 땅에서 온갖 생고생을 하던 청년들에겐 그야말로 축복이었다.
에반젤린 부스 헛으로 구름처럼 군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그렇게 도넛걸들은 폭탄으로 부엌이 날아가고 주위가 아수라장이 되어도,
총알이 쏟아져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따끈한 도넛을 만들어냈다.
첫날에는 150개의 도넛으로 시작하더니 이틀째부턴 300개를 넘어섰고,
어느샌가 자원봉사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 하루에 2500개의 도넛을 만들어내면서
이제는 아예 온 전선에 도넛을 배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빽빽한 참호로 둘러싸인 전쟁터를 가로질러
"야 들었냐 양키쉑들은 최전방에서도 등킨드나쓰를 만들어먹는다네"
라는 소문이 점점 퍼져나갔고 신이 난 미군들의 사기가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에
어쩌다가 순무 먹기 세계 신기록만 연이어 갈아치우게 됐던 독일인들의 기분만 비참해지는 반사이익도 생겼다.
물론 높으신 분들은 도넛걸들을 프로파간다 선전용도로 잘 써먹었다.
처음에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역시 이런 건 만국공통인 듯..
아무튼 처음에는 16살 여중생과 11명의 여인들로 시작했던 도넛걸들은
싸움이 말기로 접어들자 250명이 넘어가는 대부대로 커졌고
전쟁이 끝나는 날까지 쉬지않고 도넛을 생산했다.
이렇게 장병들을 위해 몸바쳐 헌신한 그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은
다른 나라에서 보면 웃기게만 보이는 국가 도넛의 날을 만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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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거 무조건 사기겠죠? +9 | 149 | 24.10.2223:19 | lesmi |
Hot 사기당했습니다....도움 주실분 계신가요...막막하네요.. +8 | 75 | 24.10.2420:02 | lesmi |
Hot 2찍 중고 사기 민사로 갑니다. +5 | 63 | 24.10.2412:08 | Mactop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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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 24.10.1815:01 | bluesaz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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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 24.10.1511:18 | 아이브경 | |
65 | 24.10.1511:18 | 아이브경 | |
65 | 24.10.1511:18 | 아이브경 | |
61 | 24.10.1511:18 | 아이브경 | |
86 | 24.10.1414:51 | Mactopia | |
116 | 24.10.1408:43 | 아이브경 | |
134 | 24.10.1217:08 | 늘심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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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 24.10.0809:20 | 아이브경 | |
67 | 24.10.0809:20 | 아이브경 | |
44 | 24.10.0809:20 | 아이브경 | |
300 | 24.10.0723:18 | Ste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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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 24.10.0711:24 | 아이브경 |
어떻게 보면 저들은 전쟁중인 상황에도 저들은 여자와 대화를 할수가 있었네요...하지만 정작 이 글을 쓴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