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중인 도장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여행수행자’, 도미니크 슈미트 Dominik Schmitt (40) 인터뷰 이야기
이 글은 세계여행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이민영 님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것입니다.
자전거 여행자이기도 한 이민영 님은 동남아 골짜기를 여행하면서 만났던 도미니크 슈미트를 만나
인터뷰 했던 내용입니다.
제법 긴 글이니까 차분하게 읽어주시길...
어느 날 아침, 숙소를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기 위해 벌써 2시간 동안 7곳을 돌았지만
내가 원하는 가격에 햇볕 잘 드는 깔끔한 방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지쳐왔고, 점점 더 중심가에서 멀어지는 위치에 겁도 더럭 났다.
그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 상황에서도 그들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 나도 모르게 미소를 보냈고,
곧 서로 인사를 하면서 지금까지 찾아본 숙소에 대해 정보를 주고 받게 되었다.
남자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한 현지인에게 “숙소 아는 데 있어요?” 하고 물었는데,
그 사람이 친구네 집에 딸린 저렴하고 넓고 크고 깨끗한 방 하나를 싸게 쓰라고 소개해줬단다.
“그런데 왜 숙소를 찾는 거예요?”
숙소를 찾는 건 레게 머리 여자 쪽이었고, 남자는 그냥 돕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둘도 처음 만난 사이라는데, 나이도 웬만큼 든 남자가 저런 가녀린 표정으로 외국 여자를 헌신적으로 돕다니,
거 참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옷차림이나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연륜으로 보아하니 장기여행자임이 분명한데,
말투는 또 왜 저리 예의바르며, 표정은 왜 저리 밝단 말인가.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아직 임무가 남았으니 헤어졌다.
한 20분 후 길에서 이들과 다시 마주쳤는데, 좋은 숙소를 찾았단다.
나도 그들을 따라갔고, 마침내 정말 멋진 방에 묵게 되었다.
방 안에서 히말라야의 설산이 바로 보이고, 약간 숲속으로 들어온 위치 덕분에 차 소리 대신 새소리만 가득한 전원적인 풍경.
그것을 문 바로 앞 발코니에서 앉아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예쁜 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00루피, 즉 2500원밖에 안 되는 저렴한 방값, 얼마나 아름다운가!
며칠 후 외출을 마치고 내 방으로 돌아오는데, 그 날 아침에 만났던 그 남자가 해질녘의 찬란한 경치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아 있다.
아, 마침내 또다시 만났구나!
그런데 그 좋은 집에 묵는다던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여차저차해서 그 집을 나온 사연부터 시작하여, 그의 인생에 관한 며칠간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도미니크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독일인이며, 40세란다.
그의 강렬한 체험도 놀라웠지만,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를 빨아들이는 전개 방식, 곳곳에 숨은 위트와 반전, 풍자는 더욱 놀라왔다.
자신의 모든 체험을 내면으로 깊이 녹여내고, 남의 체험이나 예술작품들 또한 읽고 또 읽고, 느끼고 또 느껴 완전히 흡수한 자만이,
수많은 곳을 다니고도 인생과 인간에 대해 긍정하는 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다
“내가 아시아에 온 경험부터 이야기해볼까. 때는 1990년 4월 15일, 나의 스무 살 되던 해 생일날이었어.
나는 히말라야 산을 타고 싶어서 네팔을 나의 첫 여행지로 골랐지.”
앙상한 듯한 그의 몸을 자세히 보니, 세밀하게 다져진 근육이 단단히 뒤덮여 멋지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전형적인 요가 수행자 같았다.
독일에서 탄 비행기가 카트만두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경찰들이 와서 주의를 주더란다.
민주주의를 바라는 학생들이 과격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니, 공항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시계를 보니 시위를 시작한다는 시간까지는 2시간이나 남은 거야. 그 동안 시내구경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지.”
아무 생각 없이 시내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더란다.
경찰들이 진짜 총을 쏘면서 그들을 쫓고 말이다.
키 작은 네팔 사람들 틈에 우뚝 서 있던 유일한 백인 도미니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바짝 수그려서 겨우 호텔까지 돌아왔단다.
그 후로 4일간의 통행금지가 시작되었고, 갑자기 왕정이 끝났단다.
입헌군주제가 시작된 것이다.
그 동안 독일에서 뉴스를 보고 계시던 가족들은 너무나 쇼크를 받았고, 아버지는 놀라서 약까지 드셨단다.
며칠 후 도미니크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여행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온 몸과 온 마음이 독일식이었던 그는
출발 전에 독일식으로 만들어온 매일매일의 계획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2달간 완벽하게 지켰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독일로 돌아와 학업을 계속했다.
하지만 문득문득 그렇게 내 식대로 여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너머에 더 많은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솟구치더란다.
그래서 얼마 후 2번째 여행으로 인도 땅을 밟게 되었다.
이번에는 인도의 최북단 지역이며, 일 년에 6개월만 길이 열리는 오지 중의 오지 라닥 지역을 21일간 트레킹했다.
독일에서 등산용품을 완벽하게 챙겨와서 음식도 완벽히 구입하고 나니까 그것을 나를 수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어느 절에 가서 말 2필을 가진 티벳인 마부를 구했다.
“자, 그렇게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린 거야.
그 티벳인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거든.
우리는 21일간 때 되면 같이 먹고, 같이 걷고, 같이 잤지만 각자 철저히 혼자만의 세계에 있었어.
그 황량한 땅과 나 뿐, 외부에서 오는 자극은 하나도 없었지.
그렇게 21일이 지났더니, 내 마음이 정말로 고요해진 거 있지.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 거야.
그게 내가 요가와 명상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
매일매일 20km 산길을 걷다 보니 걸음에도, 호흡에도 리듬이 생기고 내 모든 것을 선명하게 바라보게 되더라고.”
새로운 체험을 하고 독일에 돌아왔더니, 이제는 더 절대적인 상태를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한정된 예산, 시간, 마부와 말이라는 ‘조건’이 필요하지 않은 그 어떤 자유로운 세계가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대학교 학위를 받은 뒤 다시 인도로 왔다.
도미니크의 전공은 부모님이 권유한 건축학이었는데,
창조적인 일을 해내기 위해 와인과 커피를 달고 매일 밤새 작업하느라 몸과 마음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였단다.
그래서 다름살라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에게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넋두리를 했단다.
“난 정말 10일간만이라도 아무것도 없이, 철저히 조용히 있어보고 싶어요.”
역시 인연이 된 것인지, 그 사람이 바로 위빠싸나 Vipassana 명상을 소개시켜 주더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위빠싸나 명상인데요. 자, 가시죠.”
위빠싸나 명상은 태국, 미얀마 등의 소승불교에서 주로 행하는 수행법으로
몸과 마음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가만히 바라보는 수행법을 뜻한다.
태국, 인도 등지에서는 보통 10일간의 코스에 많이 참가하는데,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앉아서 호흡을 바라보게 된다.
말 한 마디 할 수 없고 글 한 줄 쓸 수 없으며 오전에만 먹고 오후에는 먹지 못하는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철저히 자신의 모든 것을 바라보는 힘든 수행이다.
나도 10년 전, 6개월의 인도 여행을 마치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참가했다가 며칠 만에 그만두고 나왔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강도가 센 수행이다.
도미니크도 너무 힘들었지만, 그 어떤 힘을 발견하고 두 번째 코스까지 참가했다.
그리고 아주 강렬한 체험을 했다.
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느낀 무한한 자유
그가 어릴 때부터 생각하는 ‘자유’라는 것은 높은 산 위에 올라가 광활한 자연에 대고 야호, 하고 외치는 그런 막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위빠싸나 명상에서 배운 것은 ‘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핵심적인 순간이었어.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나는 물리적인 육체를 갖고 사는 사람이기에 평생 위빠싸나 명상만 하며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매일 요가 코스에 나가기 시작했고, 늘 좋아하던 스포츠에 대해서도 목적을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어.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철저히 따져보기 시작한 거야.”
도미니크는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따져보았다.
어릴 때는 아주 공부를 못했는데, 자라면서 근면하게 일하는 것이 자신의 본성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여 건축학을 전공했고, 학위도 땄다.
그러나 건축가는 일 구하기도 힘들고, 책임감이 너무나 크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여행을 할 만큼 돈을 많이 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성공했을 때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커리어와 명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은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내게 제일 필요한 것은 여행을 다닐 만큼의 돈이었어.
그리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구하고 싶은 것은 첫째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
둘째는 위빠싸나 명상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셋째는 어드벤처 스포츠와 결합하여 트레킹을 하고 순례자의 길을 가는 여행자의 삶이더라구.”
그는 역시 합리적인 사람이다.
한 번 깊이 생각하여 결론을 얻으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전진해 나간다.
그는 자신의 삶의 목표를 재정립한 뒤, 건축가로서의 미래는 미련없이 던져버렸다.
그리고 포클레인 운전사로 일을 시작했다.
일은 힘들고 위험해 보였지만, 3달만 바짝 일하면 9개월간 충분히 여행할 수 있었다.
가끔은 자동차 타이어 만드는 일도 하고, 주로 남들이 싫어하는 육체 노동을 하면서 27세부터 37세가 되기까지의 10년을 보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만 철저하게 추구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37세가 되니 의문이 생기더라.
나이는 들어가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비행기값과 비자에 돈이 많이 들고, 여행을 마치면 늘 아무것도 없는 제로 상태에서 다시 생활을 시작해야 하고.
늘 남들이 안 하는 최저 수준의 일만 해야 하고.”
당시 그는 6년간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녀도 물론 여행을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익숙한 집, 익숙한 사람들을 더욱 원하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더란다.
반면 도미니크는 도시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좋아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인 관계를 청산하고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낸단다.
“이렇게 미친 삶을 계속할 건가? 하고 정말 고민했어.
결론이 뭐였는지 알아?
예스 Yes였어.
대신 좀더 전문적인 일을 골랐어.”
미친 삶을 선택하다
그는 높은 빌딩 공사장 전문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다.
시간당 25유로를 받는데, 하루에 12시간씩, 한 달에 28일씩이나 일하는 강도 센 일이라 남들은 꺼려하지만,
1년 중 3개월만 유럽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도미니크에게는 하늘이 내린 직업이다.
간단히 계산해보아도 한 달 월급이 1350 여 만원이나 되지 않는가.
게다가 큰 빌딩이나 대형 경기장 등 전 유럽의 주요 공사장들을 오가며 하는 일이라 회사에서 호텔을 내어준다.
숙박비도 들지 않고, 개인 시간이 없으니 유흥비도 들지 않아 버는 돈이 거의 다 그대로 은행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내 삶이 참 쉬워 보이지?
나처럼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아.
하지만 집과 차를 팔라고 하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마지막 순간에는 꼭 멈추더라고.”
“사실 노후가 걱정되는 거 아닐까요? 더 나이 들어서 일을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나는 나이든 장기 여행자들을 만나면 얄궂게도 꼭 이런 질문을 한다.
먼저 고민한 선배들이 발견한 멋진 길이 있으면 나도 써먹기 위해서,
그리고 이 길로 들어서고 싶은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그건 아무 문제가 안 돼.
나는 개인연금 보험을 들었어.
매달 나가는 돈이 꽤 크지만, 지금 버는 돈이 많아서 괜찮아.
15년간 더 이렇게 살다가 55세가 되면 연금이 나오기 시작해.
그 돈이 독일에서 남들처럼 살기엔 빠듯할지 몰라도 이렇게 여행 다니면서 살기엔 충분해.
건강보험도 들어놔서, 병이 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어.”
사실 이렇게 자유로운 삶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때때로 찾아오는 외로움이란다.
힘이 넘칠 때에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지만, 우울하거나 힘이 없을 때에는 그런 표정을 보고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그러면 더 우울해진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쁜 것은 없으며, 필요할 때는 그 순환 고리를 끊고 나가는 법도 배우게 된다.
1주일간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서 발코니에 앉아 있을 수 있을 때 이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란다.
자신만의 방식
그런 시간이 찾아올 때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기체류자들이 좋아하는 여행지에는 요가원이 많은데, 그는 새벽마다 요가원에 나간다.
유럽에서도 요가를 하고 여행지에서도 요가를 하니까 벌써 경력이 11년이나 된 베테랑이다.
몇 년 전 남인도에서 머물 때도 새벽에 요가를 했는데, 오후에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아무리 해변이 아름다워도 하루종일 뒹굴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돌 35kg을 샀단다.
그리고 건축을 전공했던 재능을 살려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신전을 조각했단다.
항상 창조적인 것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 사람이다 보니,
며칠간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내면의 세계에 보이는 것들을 칼끝으로 조각해내는 기쁨이 엄청났다.
여행의 새로운 벗을 발견한 이후 그는 한동안 여행을 하며 그 모든 이미지와 느낌들이 가슴 속에서 무르익으면 조각칼을 잡는다.
그리고 며칠간 끙끙거리며 디자인을 한 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일기장을 갖고 와서 전에 작업했던 작품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인도의 신상들과 그가 타고 다녔던 오토바이, 그가 좋아했던 스노클링까지 여행의 모든 것들이 이미지로 형상화되어 있어
참신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지금 작업하고 있다는 돌도 갖고 와 보여주었는데, 섬세한 손길이 느껴졌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에 완전히 헌신하는 이 사람.
온기 없는 돌의 70%를 깎아내어 그 어떤 에센스를 발견하는 것에서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40대의 중년 남성. 참으로 맑다.
“가끔은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동물과 다른 점이 뭐지?
뭐라도 하면서 남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
“며칠 전 아침에도 처음 만난 벨기에 여자를 엄청나게 도왔잖아요?”
“하하, 그건 달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난 즉시 도와줘.
네가 당장 산더미만 한 짐이 있어서 같이 날라 달라고 하면 당연히 도와줄 거야.
하지만 돕기 위해 스케줄을 짜고 책임감을 갖는 것까지는 하기 싫거든.
항상 결론은 지금은 그저 행복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야.
내 한 몸이라도 완전히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는 게 인류의 전체 행복을 위해 더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
지금 이 사람의 인생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의미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래 예술가와 개혁가는 고독한 자신만의 시기를 보내는 법이다.
이렇게 뭔가를 창조해내려는 열정과 재능, 그리고 여행 중에 얻은 지극한 외로움과 자신만의 체험을 잘 승화시키면
남들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는 예술이 탄생하지 않을까.
“그래요, 제 결론도 그래요.
그리고 당신처럼 창조적인 사람들은 최대한 삶을 누리고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진리를 최대한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인류에게 더 큰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요.
창조적인 기질이 없는 사람들은 밥 잘 하면 남들을 위해 밥 해주고, 장사 잘 하는 사람들은 돈 벌어서 성금도 보내면 되겠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의무감에 어쭙잖은 성금 한두 푼을 보내는 것보다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모두 실현해서 꽃처럼 피어나 인생을 최대한으로 즐기고,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
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 자체가 그 어떤 보시보다도 가장 큰 보시라고 생각해요.”
나는 내친 김에 이야기했다.
솔직히 당신처럼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당신은 책을 많이 읽은 것이 틀림없다, 당신은 분명히 작가의 꿈을 갖고 있다,
화두를 품고 길을 다니다보면 정말 멋진 문학 작품이 나올 것이 틀림없다고.
“제가 남들따라 이런저런 자원봉사를 했다면 제 책을 내지 못했을 거예요.
제 인생부터 찾고자 철저히 혼자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고, 그러기 위해서 당분간은 번 돈을 나만을 위해 썼죠.
그러다가 그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책을 썼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독자들이 고맙다는 메일을 많이 보내왔어요.
제 책 덕분에 힘을 얻어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학생들도 있었어요.
저한테는 그 어떤 것보다 더욱 남을 돕는 독창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고, 앞으로는 글쓰는 일에 더 매진하기로 했어요.”
“하하, 격려가 된다.”
그는 또 빙그레 웃더니, 각종 사진과 지도, 아이디어 메모와 여행 기록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일기장을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이렇게 내 인생을 손에 쥐는 것을 좋아해.
이렇게 구조를 잘 짜서 떠돌아다니는 생각까지 붙들어 책으로 만들면 기억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편리해?
나도 사실 기막힌 책을 한 권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해.
내 모든 삶과 여행자들의 삶, 우리의 상상까지 몽땅 절묘하게 버무린 모험 이야기를 말이야.”
한계를 추구하는 모험
인도만 해도 15번이나 방문한 그는 언젠가부터 갠지스강을 완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람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접는 카누 한 세트를 샀다.
가격은 900유로, 즉 약 150만원이며, 무게는 18kg.
갠지스강의 원류에서부터 가장 카누를 띄우기 좋은 곳을 찾아 강을 따라 내려갔더니 하르드와르가 나왔다.
그러나 내려오다보면 댐도, 해협도, 강이 끊기는 곳도 있어 카누만으로 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내려오다 보니, 바라나시 조금 못 미쳐서 갠지스강과 야무나 강이 만나는 지점이 나왔다.
“그런데, 야무나강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강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
물이 물 같지가 않아.
가득찬 쓰레기가 썩고 또 썩어서, 기름이나 검은 꿀이 꽉 차 있다고 생각하면 돼.
그 꼴을 보니까 여기 내 카누와 내 몸을 담그겠다는 생각이 싹 사라지더라고.”
세상의 어느 강보다 인도의 강을 유람하는 것은 모험적인 일일 텐데,
스웨덴이나 북미 등의 강을 혼자 힘으로 일주한 사람은 있어도 아직 인도에서 그 일을 해냈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미 500페이지나 되는 정보를 모으고 철저히 분석한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재미있는 책이 나올 텐데, 하고 아쉬워했다.
그래서 지금은 남인도에 있는 1700km 짜리 크리슈나 강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단다.
“저도 서른이 넘으면서는 밤마다 좁고 어두운 클럽에서 춤추는 것보다는
한 달이건 두 달이건 내 몸뚱아리로 헤쳐나가야 하는 주구장창 걷기, 자전거로 대륙 횡단하기, 이런 여행에 자꾸 관심이 가요.”
도미니크는 그럼 내가 정보를 좀 줄까, 하더니 종이 위에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북 노르웨이에서 이태리 남단 시실리아까지 가는 길도 좋지, 암.
아일랜드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아.
하지만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너무나 아름다운 대신 여행자를 위한 시설이 없어 텐트와 침낭, 모든 도구를 다 들고 다녀야 하지.
텐트나 슬리핑 백 없이 쉽게 다니고 싶다고?
프랑스와 스페인 남부를 일주하는 코스는 2, 3월에 정말 좋아, 야외에서 잘 수도 있는 날씨니까.
독일과 영국도 다니기엔 좋지만 문제는 날씨거든.
아, MTB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좋아한다면 그리스가 딱이지.
자신은 유럽에 있는 어지간한 길은 다 자전거로 일주를 했으며,
작년에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la 순례길을 걸었고, 모로코를 2달간 자전거로 일주했단다.
내년에는 루마니아, 알바니아를 포함한 동유럽을 자전거로 일주할 예정이며, 터키에 있는 2개의 긴 길도 순례할 예정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디에 가고 싶다’하고 장소를 먼저 정한 뒤, ‘거기에서 무엇을 할까?’는 두 번째로 생각한다.
하지만 도미니크는 반대로 생각한다. ‘무엇을 하고 싶나?’부터 생각한 뒤, ‘그렇다면 어디가 최적의 장소인가?’하고 찾아본다.
그는 완전한 자유, 극단적으로 단순한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답게 여행도 극단적으로 한다.
완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대륙을 횡단하거나 길의 끝에서 끝까지 가는 것을 즐긴다.
걷기, 마라톤, 자전거, 락 클라이밍 등 자연 속에서 하는 스포츠는 안 해본 것이 없다.
락 클라이밍 Rock Climing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라고 했더니, 더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어드벤처 스포츠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는 그것에 대해 왜 그것을 하는지,
어떤 체험들을 했는지 자세히 물어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가장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가장 중독성이 강하고, 가장 자연에 거스르는 모험이라고 했었는데 말이다.
현대판 요기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그는 얼마 전 40세의 생일을 4200m 고지의 하얀 설산에서 혼자 촛불을 켜놓고 보냈다고 했다.
문명과 떨어진 산 속이니 얼마나 고요하고 적막했으랴.
별들만이 빛나는 절대 자연 속에서 자신의 지난 인생을 생각해보니,
집과 자동차, TV와 가족, 아이가 없어 그 어떤 문제도 없는 단순한 인생이 아주 마음에 들더란다.
“이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 찾은 것 같아.
지금 이 발코니에 앉아 이야기하는 이 순간은 100% 행복하지만, 물론 가끔은 95%, 혹은 80%만 행복한 순간도 있어.
하지만 모든 순간순간 100%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세 가지 목표를 더 추구해야겠지.
더 명상하고 더 노력하고, 시간낭비는 더 줄이면서 더 삶의 정수를 추구해야겠지.
나는 이 과정까지 왔다는 것이 너무 기뻐.”
“높은 빌딩의 공사장에서 몇 cm밖에 안 되는 금속 빔 위에 위태롭게 서 있을 때는 몇 % 행복한가요?
위험한 만큼 집중하기 때문에 일이 완전히 지금, 여기에 머무는 명상이 될 것 같은데요?”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일은 위험해보이지만, 우리처럼 매일 하다보면 지상에 있는 것과 별 다른 것이 없어. 안전장치도 있고.
이틀만 지나면 너무 익숙해지고, 사흘째가 되면 아무 감각이 없어.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술, 고기, 여자 때문에 인생을 사는 뚱뚱하고 억센 단순한 사람들이야.
나는 채식주의자이지만, 그곳에 있을 때는 그 상황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고기를 먹고 힘을 내어 일을 하지.
회사에서는 나를 인도 지사장으로 파견할까 물어보기도 했는데, 나는 몸은 줘도 마음은 주기 싫거든.
지금 일로도 충분해서 거절했지.”
그는 참으로 현실적이되 현명한 사람이다.
나는 자신의 원칙을 지킨답시고 뻣뻣하게 힘을 주고 앉아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행자보다는,
이렇게 현실 속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상황에 대해 최대한 자신을 맞추며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되 자신의 초발심과 나아갈 바를 늘 명확히 주지하는
이런 생활도인들을 더 존경한다.
나는 수행자니까 이런 건 못해, 하고 던져버리는 게으른 완고함보다는
더 효율적인 것이 있다면 휴대폰이든, 디지털카메라든, 이메일 PDP든 적극적인 자세로 배워나가는 항상 열린 자세에 감동 받는다.
사실 나는 그때 심한 배탈에 걸린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한 가지였다.
가이드북에서 ‘이곳의 환경을 생각하자, 자꾸 미네랄 워터를 사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말고
필터한 물을 헌 병에 받아마시자’라는 글을 읽고 필터한 물을 받아 마신 게 문제였다.
수돗물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맛도 뭔가 유쾌하지 않았던 것이다.
“필터했다는 물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
나는 저 앞 레스토랑의 필터 물탱크에 피부병 걸린 동네 개들이 입을 대고 물을 핥아먹는 걸 자주 보거든.
그리고 인도인들이 그 탱크 속을 얼마나 자주 씻겠어?
아무리 좋은 뜻이더라도, 인도에서는 그게 제대로 실행되기 힘들어.
뜨내기 여행객들을 상대하는 장사라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늘 적당히 하고 마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나를 믿는 쪽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마시는 물을 사려고 어두운 거리를 헤매고 다니거나, 가게 주인이 수돗물을 넣어서 파는지 의심하는 건 너무나 시간낭비야.”
그는 조그만 스위스제 간이 정수 필터를 가지고 다니면서 직접 물을 정수했다.
서너 달이 지나 필터가 작아질 때쯤 교체해주곤 하는데, 물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몇 가지 브랜드별 장단점을 설명해주었다.
아, 이것으로 물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었군.
주제가 종교로 바뀌자, 나는 그에게 윗층에 있는, 티벳 불교에서 계를 받고 단기 출가한 태국 언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렇게 말했다.
“글쎄, 빨간 옷을 입고 있으면 뭐하니?
나는 2500년 전 부처님이 가르친 내용에는 아주 관심이 많지만, 후대 사람들이 만든 규율이니 전통이니 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안 그래도 짧은 인생,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그는 인도에서 말하는 “인생의 1단계에는 절제와 금욕을 하며 학습을 하고,
2단계에서는 가정을 이루어 속세의 의무를 다하고, 3단계에서는 숲으로 떠나 도를 추구한다”는 인생 3단계에 대해서도
“그 3단계가 너무 늦은 것 같아. 좀더 힘이 있을 때 해야지”라고 한 마디로 결론을 내렸다.
그는 독일에만 존재하는 ‘종교세’라는 이상한 세금을 거부하고 그만 내기로 했던 이야기며,
요즘 독일에서 실업율이 올라감에 따라 젊은이들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세상의 경계를 넘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술 마시고 스포츠는 하지 않으니 살이 찌고, 컵 2개를 들고 걸어가는 균형조차 맞추지 못한다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티벳 독립과 중국의 올림픽이다.
8년 전에 중국의 올림픽 개최가 결정되었을 때에도 티벳 망명 정부가 있는 인도 다름살라에 머물렀었는데, 그는 반대시위에 참가했었다.
(다름살라에서는 지금도 매일 저녁 티벳 독립을 위한 촛불시위가 벌어진다. 나도 하루 참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올림픽 개최야말로 티벳이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 아주 기대된단다.
그 어떤 바보 멍청이도 중국의 인권과 정치에 대해 듣게 되는데 어떤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는 인도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와 네팔 관광지들의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도
남들이 보지 못하는 여러 면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뜨내기 여행자들이 갖는 환상 따위보다는 인류학적인 추세와 실용적인 대안을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그는 항상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소리 높여 이야기하지 않고 하나의 의견으로만 제시하는 절제의 미덕 또한 갖춘 사람이었다.
복잡한 구조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장기 여행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짐은 배낭 1개와 손에 드는 가방 1개가 전부였다.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 그러셨어.
복잡하게 건축을 만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최대한 간략하게, 핵심기능을 부각시켜서 디자인해야 건강하게 오래 가는 법이야.
인생도 그런 것 같아.
삶에서 두세 가지만 추구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내가 정한 3가지 목표를 추구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바쁘거든.”
그는 유럽인들이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복잡하게 살다가 그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고 했다.
“많이 가지면 인생이 복잡해져.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셔츠 4벌과 바지 2벌, 샌들 한 켤레, 등산화 한 켤레, 등산스틱 한 개 뿐이야.
유럽에서 일할 때에도 늘 호텔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거의 이 가방 이대로 다녀.”
도미니크가 물건이 쌓이는 것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은 위빠싸나 명상 중 인생에서 가장 핵심적인 순간을 경험한 이후부터다.
사실 그는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다.
저 간소한 짐 속에도 CD 플레이어와 CD 한 뭉치가 들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바흐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이었다.
여행지에서도 매일 아침 바흐를 듣지만, 어릴 때에는 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방을 나오는 순간까지
비싼 오디오 기기를 이용해서 좋은 음질의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위빠싸나 명상을 처음 마치고 집에 간 순간, 자신이 그 오디오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가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며칠간 어디 처박아두었다가 남에게 팔고야 말았다.
그 후로 그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것들을 하나둘씩 없애기 시작했고,
마침내 가장 필요한 것들은 가방 2개에 모두 들어간다는 것을 발견하고 짐의 구속에서 가벼워졌다.
“하지만 지금도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아.
부모님 집에 보관해둔 사진 10박스와 책, 일기장, 증명서 등이 든 박스 19개가 있거든.
가끔 생각해봐. 부모님 집에 불이 나서 그 박스들이 다 사라진다면 나는 어떨까? 괜찮을 것 같아.
그런 염려가 생기기 전에 내가 자진해서 다 태워버리는 건 어떨까도 가끔 생각해.
그냥 종이일 뿐인데 집착이 생기니까 말이야.”
그래, 그거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욕심과 어리석은 마음을 갈고 닦고 쳐내는 사람이 어찌 현명하지 않겠는가.
어찌 단순하고 따뜻하지 않겠는가.
내가 그곳을 떠나던 날 아침, 그는 상기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어제 나, 일본에 기가 막힌 순례길이 있다고 들었어.
큰 섬에 88개의 사원이 있는데, 천천히 걸으면 하루에 사원 한 개씩을 보게 된다는 거야.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서 정말 걸어보고 싶어.
올해 가을쯤 일본과 한국을 3, 4개월 정도 걸어 순례하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잘 됐다 싶어서 나는 한국 땅의 70%가 산임을, 서울 한복판에 국립공원이 있음을,
백두대간을 걷다 보면 아름답고 유서 깊은 절들을 만나게 됨을 설명했다.
인도에서 고생한 것들이 녹을 만큼 친절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 됨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과 아주 핵심이 분명한 선불교의 전통을 체험하게 될 것임을 이야기했다.
짧은 만남이어서 아쉬웠는데, 정말 잘 됐다.
이 아저씨가 한국에 오면 며칠을 같이 걷고 여행하면서
이 사람이 쌓아올린 단순한 삶의 에센스를, 실용적이면서도 원칙이 있는 여행의 기술을 완전히 흡수해줄 테다.
도미니크는 내가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그리게 되었던 그 어떤 모습을 자신의 삶에서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현대 세상을 살아가는 조화로운 수행자의 모습을,
여행을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행복함을 추구해나가는 현대판 ‘여행수행자’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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