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를 국힘이 가진다면 국회 지배자는 바로 국힘!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지닌 이 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현재 국힘이 가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이던 국힘은 야당이 법사위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필사적으로 버티면서 끝끝내 법사위를 손에 넣었었다. 물론 국힘은 여당이 된 뒤에도 야당인 민주당에게 법사위를 넘기지 않았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조항이 처음부터 오늘날처럼 군림했던 것은 아니었다. 제헌의회 국회법의 해당 조문은 단지 “제3독회를 마칠 때에 수정결의의 조항과 자구의 정리를 법제사법위원회 또는 의장에게 부탁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오늘날과 같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기능이 막강해진 시점은 바로 1973년 유신정권에서 이뤄진 국회법 개정이었다. 박정희 유신정권은 1963년에 이어 1973년에 다시 국회법을 개정하여 그간 본회에서 시행하도록 규정되어왔던 축조심사 기능을 소관 상임위에 이전시켰다. 동시에 위원회 심사를 거친 안건에 대하여 질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함으로써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이 ‘확립’된 것이었다.
만약 지금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보유한 법사위를 계속 국힘에 넘겨주는 것은 한마디로 국힘에게 합법적으로 몽니를 부리고 끝없는 정쟁을 계속하라고 용인하는 것이다. 그것은 민주당을 압도적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민의에 분명하게 반하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분명 협치라는 미명을 내세우겠지만, 그것은 결코 협치의 길이 아니다. 오히려 끝없는 정쟁의 길이며 패망의 길일 뿐이다. 법사위를 끼고 몽니 부리는 국힘에 가로막혀 전체 국회가 마비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국힘은 법사위 하나만으로 다수당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법사위는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
차제에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
나아가 국회 정상화를 위하여 이번 기회에 아예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본디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소관 위원회의 결정을 다른 위원회가 존중하는 이른바 ‘위원회 소관주의(Jurisdictionalism)는 중요한 의회 규범 중 하나이다. 우리 국회처럼 법사위가 여타 상임위에서 이미 심사, 의결한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함으로써 위원회 위에 옥상옥으로 군림하는 것은 위원회의 평등성 원리 그리고 국회의원의 평등 대표성 원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에 해당된다.
세계 어느 의회에도 우리와 같은 법사위의 이러한 ‘제2원’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 의회에서는 각 상임위원회 내에 ‘축조심사회의(Mark up)’가 구성되어 여기에서 수정안 작업과 체계·자구 심사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즉, 체계·자구 심사는 세계 모든 나라 의회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각 상임위원회에서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스스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법사위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리고 법사위의 정상화는 곧 법사위가 현재 ‘월권으로’ 행사하고 있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것이다.
미국 의회, 승자독식 원칙에 의해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독점
그런데 국회 상임위의 정상화는 비단 법사위에 한정할 수 없다. 다른 나라 의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임위 위원장을 다수당이 차지하고 있다. 현 정부가 미국을 그토록 ‘숭앙’하고 ‘존숭’하면서 모시기 바쁘니 미국의 사례를 들어보자. 미국 의회는 다수당이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의 원칙에 의하여 모든 상임위와 특별위의 위원장을 독점한다. 이렇게 다수당이 독점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민주주의란 곧 ‘다수의 지배’ 원칙에 대한 인정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회도 본래 상임위원장을 다수당이 독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1987년 6월 항쟁으로 탄생된 이른바 ‘87 체제’의 여소야대 4당 체제 정국에서 상임위원장을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하게 되었다. 이는 의회 상임위 활동에서 독점을 해소하고 공존과 균형 그리고 타협의 공간을 제공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하지만 이는 결국 여야 간 나눠먹기, 적대적 공존이라는 폐단을 낳게 되었다).
만약 불가피하게 상임위 배분 협상이 필요한 경우, 아무리 양보한다 해도 그 마지노선은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민의를 반영하여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 배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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