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소개한 <파이널판타지14>에는 실제로 일어난 가슴 따뜻해지는 사연이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투고된 이 사연은 이윽고 책으로 나오고,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지며 일반인들조차 감동하게 만들었는데요.
통칭 <빛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 사연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작자(이하, '마이디')는 흔한 일본의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 대화도 없지만 태클도 안 들어오는 그런 가족관계를 가지고 있는 파이널판타지14의 열혈 유저입니다. 수많은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초보들을 도와주고, 게임을 극한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쉽게 말해 오타쿠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물론 직업은 가지고 있으니 히키코모리나 니트는 아닙니다)
그는 어느 날 아버지가 위암 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날은 직장에서 회의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 날, 아버지의 문병을 갑니다. 하지만 거기서 본 것은...어릴 때 본 듬직한 등짝의 아버지가 아니라, 쇠약해지고 나이먹은...그런 아버지가 침대에 잠들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는 불현듯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죽었을 때...나는 과연 울까...?"
그는 이후로 이 의문을 가지고 살게 됩니다.
물론 생활도, 가족관계도 바뀌지 않았고, 마이디도 가슴 한 켠에 이것을 두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어머니의 허가를 받아 플레이스테이션 4를 마련합니다. 마이디의 아버지는, 60이 넘은 연령임에도 열혈 게이머. 이 사실을 접한 마이디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빛의 아버지 계획(光のお父さん計画)
파이널판타지 14는 친구 초대 기능으로 유저를 가입시킨 경우, 이 신규 유저의 누적 이용 시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2인승인 '그랑 초코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 부분을 구실로, 아버지를 파이널판타지14의 세계, 에오르제아에 끌어들여 그랑 초코보도 얻고, 아버지에게 효도도 해 보자. 이것이 빛의 아버지 계획의 시발점이 됩니다. 참고로 빛의 아버지, 라는 명칭은, 파이널판타지14에서 NPC들이 플레이어를 "빛의 전사"라고 부르는 데서 따온 것.
에오르제아에서 아버지와 만나, 정체를 숨기고 친구가 된다.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의 관계를 완전히 리셋한 형태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재구축할 수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어느 날인가 아버지와 함께 강적을 쓰러뜨리고,
"사실은 저, 당신 아들입니다."라고 충격의 고백을 하면...마치 아버지가 좋아하는 영화 같은 스토리를 체감시킬 수 있어서 효도도 되는 거 아닐까.
(서적판 빛의 아버지 본문에서 발췌)
이것이 마이디가 세운 빛의 아버지 계획의 전말입니다.
그리고 당장에 아버지의 생일 선물로 파이널판타지14 패키지와 3개월치 이용권을 마련해서, 미션 스타트.
이야기를 모두 써둘 수는 없지만...
우여곡절의 끝에 이야기가 진행된 당시로서는 최강이었던 던전 보스 '트윈타니아'를 쓰러뜨리고, 마이디는 아버지에게 지금까지의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합니다.
어떻게 되었냐고요?
아버지는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마이디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함께 모험한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부자간 관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급선회하여 매우 친밀하게 되었다 합니다.
물론, 파이널판타지14도 아직 하고 계신다고...!!
여기서 이야기를 그냥 접기는 좀 아까우니까, 영상 하나 쪄 왔습니다.
아래 영상은 빛의 아버지(남성 휴런)와 마이디(여성 미코테)를 중심으로 하는 서적화 기념 영상을 제가 방금 번역한 것입니다.
좋은 노래, 좋은 영상, 좋은 연출이니 한 번쯤 보셔도 좋을 거예요. 전체화면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다음 번에도 뭔가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가지고 올게요!
이 이야기는 성인이 되어 자기만의 게임관을 가진 아들이 진행하는 거니까요.
아드님의 나이는 모르겠습니다만, 좀 더 많이 기다려 보면...어쩌면 실현될지도요...?
감동적이네요
영화로 나올만한 얘기인듯합니다 ^^
갑자기 우라까이해서 시나리오하나 쓰고싶은 충동이 ㅋㅋㅋㅋㅋ
에에...실제로 TV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드라마 쪽은 이러저러한 현실의 문제 때문에 이야기가 좀 산으로 갑니다만서도.
여튼 이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린 바 있지요. 논 픽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고유의 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은 이 이야기의 단행본 번역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D
제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april_notes)에 한 챕터씩 완료되는대로 올리고 있으니, 내용이 궁금하시면 한 번 읽어 보시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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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손으로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걸 많이 후회하기도 했지만
아들과 함께 몬스터 헌터를 하는 모습은 상상하기가 쉽지않네요....
배틀그라운드는 어지러워서 못하겠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