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파이널 판타지 14에서요. 2월 22일 22시라는, 상당히 노린 시간의 결혼식이었습니다.
형식은 결혼식입니다만, 정확하게는 "이터널 밴딩(Eternal Banding)"이라고 합니다. 영원한 결합식, 이라고 부르면 적절하려나요. 한국어판에서는 뭐더라...뭐시기 언약식이라고 번역되었습니다.
식이 시작되기 전에의 하객 대기실 모습입니다.
게임 내의 결혼식이기 때문에, 하객은 전원 청첩장을 받고 온 신랑신부의 친구들.
길어야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소 식 준비 시간이 길어져서, 저도 그냥 소파에 올라 춤추며 기다렸습니다.
찍을 땐 몰랐는데, 왼쪽에 사이리움을 들고 관객이 되어 준 분이 계셨네요.
하객 입장. 다들 적당한 자리를 골라 앉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일어날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신랑 신부 입장입니다.
상당히 질서정연해 보이지만, 사실 앉아 있든 서 있든 어디에 있든 캐릭터는 단 근처로 이동되어 박수를 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상에 다들 난입해서 스킬이니 폭죽이니를 사용하면서 둘러 쌉니다. 참고로 이 시점에서는 메인 스테이지로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이 상태로 신랑신부를 심문합니다.
만남의 계기, 식을 올리기까지의 경위, 앞으로의 자녀계획(?) 등등.
반지 교환은 일종의 마법적인 연출로 이루어집니다. 빛나는 구체를 상대의 손으로 이동시켜 장착하는 형식.
컷 신으로 연출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일단 모두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주례를 맡은 모그리가 마법을 사용하고,
신랑신부의 등에 마법의 날개가 돋아나 날아 오릅니다.
그리고 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키스.
...이렇게 좋은 이야기로 그냥 끝날 거 같았습니까?
봉인이 풀리고, 단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바뀝니다.
각자 자리를 잡고 마법이니 스킬이니 아이템이니 감정표현이니를 사용하며 격렬하게 신랑신부를 축하합니다.
이 광란의 시간은 기념 사진 촬영 때까지 이어집니다. (기념 사진은 가장 위의 저것입니다)
...여기서 끝인 줄 아셨습니까?
식이 모두 끝나고 퇴장하자마자 신랑신부에게 모든 화력을 쏟은 축포의 시간을 가집니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 14이기 때문에 데미지는 안 들어가지만요. 이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축포도 질렸다 싶은 시점에서 이번엔 축제 가마를 일렬로 세워 폭죽을 터뜨려댑니다.
네, 이쯤 되면 정말 축제입니다.
그리고 이 광란의 축제는 신랑신부가 신전을 빠져나갈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저기 노란색으로 빛나는 새 근처에 신랑신부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축제 가마 행렬은 저로서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일본인들은 축제를 참 좋아하는구나...하고.
신랑신부도 대단히 감개무량한 표정(?) 이었습니다. 뿌듯하네요.
식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 수 없었다면 아마 다들 1시간 30분이나 어울려 줬을 것 같진 않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강제 이벤트, 어느 정도부터는 유저 자발에 의한 무드 메이킹. 절묘한 안배가 아닐까 해요!
"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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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놀랍네요.
MMO를 안한지 오래됐는데 , 이렇게 많이 발전했네요.
더 놀란건 일본 유저들 1시간 30분동안 축하하고 옆에 있어줬다는게 아무리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좀이 쑤셔서 못 기다리는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