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정신 못 차리는 사이에 일본 발매가 12월 12일이었고, 한국어판도 동시에 발매되었네요.
저는 대충 2000년 즈음부터 사쿠라대전 시리즈 팬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만...이번 신작은 여러 모로 미묘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오랜만에 시간도 널널하겠다, 게임 이야기나 조금 해볼까 합니다.
일단은 오프닝 테마의 어레인지가 잘 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실제로 보면 시리즈 전통의 오프닝인 <격! 제국화격단!>을 사용합니다. 원곡의 멜로디가 그대로 들어가는 부분과 어레인지된 부분이 혼용되어 있어요.
이건 제 주변에서 원곡을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잘 뽑혔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4편까지 잘 유지되고 있었고 갖가지 곤경도 이겨낸 제국화격단이 모종의 사건으로 붕괴한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작 하나 만들려다 이전에 플레이하고 감동한 유저들에게 트라우마급 설정 변경을 강요하는 셈이라, 4편까지의 팬들은 이번 신 사쿠라대전을 크게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와중에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후지시마가 개인적인 물의(일종의 치정 사건)를 빚은 끝에 강판당하고[...] 새로 뽑았다는 게 하필이면 우익에 속하는 쿠보였어요. 사쿠라대전 시리즈는 비록 다이쇼 로망을 드러내는 면이 강했지만, 전통적으로 침략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안 그래도 그림체가 마음에 안 드는 인선인데 사상적으로는 더더욱 맞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온 결과물이 이번 신 사쿠라대전입니다만...그나마 메인 히로인이라고 볼 수 있는 아마미야 사쿠라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왔다는 것 외에는 솔직히 말해서 실망했습니다. 과거 후지시마와 히로이가 고심해서 만들어낸 캐릭터의 깊이에 비해, 신 사쿠라대전의 캐릭터 디자인은 솔직히 사쿠라대전 1 정도의 센스도 겨우 보일까 말까 한 정도라고 생각해요. 대충 이 정도면 취향에 따라 만들었겠지, 하고 안주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성우진은 화려한 편입니다. 사쿠라 아야네, 우치다 마아야, 하야미 사오리, 후쿠하라 아야카, 이시카와 유이, 스기타 토모카즈, 우에사카 스미레, 누마쿠라 마나미, 미즈키 나나, 쿠기미야 리에 등, 일본 성우에 관심이 있다면 들어본 이름들이 주요 캐릭터의 연기를 맡았습니다. 다만 이 명성있는 성우들이 작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가요 쇼'에 나설 여유가 있느냐 하는 점은 논란이 되었고, 일단 3월 5일부터 신 사쿠라대전 가요 쇼가 열릴 예정이긴 합니다만, 어떻게 나올 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초창기 가요 쇼처럼 메인 캐릭터 5명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과거의 사쿠라대전 시리즈가 보여준 권선징악과 희생이 모조리 부정된 세계관이다 보니, 구작 팬들은 영 이야기가 어색하다고 합니다. 구작을 모르고 이번에 사쿠라대전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게임이다' 라고 평가를 내리는 모양입니다만, 대충 5점 만점에 3점 정도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는 구작 팬들의 실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 자체의 밸런스는 '정말 쉬운 게임'이라고 합니다. 원래부터 사쿠라대전 시리즈는 여러 가지 장르의 재미난 부분만 가져 와서 즐기기 쉽게 만든 작품군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듯해요.
마지막으로, 트레일러 영상을 붙여 봅니다. 실제로 나온 게임이 어떤 건지 대충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PS5가 PS4 호환성을 가지고 나온다면 신 사쿠라대전도 구매할 생각입니다. (혹은 스팀 발매를 해 준다면 플레이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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