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분을
あさきゆめみじ 永久に嘆きもせず
(얕은 꿈 꾸지 아니할 바 영원히 한탄조차 하지 않으려오)
라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만 오랜만에 다시 들어 보니,
あさきゆめみじ 永久に嘆きもせす
(얕은 꿈 꾸지 아니할 바 영원히 한탄일랑 하려오)
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점 두 개 붙느냐 아니냐에 따라 뜻이 180도 달라지는 미라클!
2007년 곡이니 무려 13년 동안 저는 이 노래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네요! 아! 쪽팔려!!
...근데 그냥 곡만 붙여 놓으려니 좀 허전해서 이야기를 짧게 풀어 볼까 합니다.
이 곡은 애니메이션 "지옥소녀 후타코모리(地獄少女二籠)"의 엔딩으로 흐른 바 있습니다만, 제목이 "あいぞめ(아이조메)" 라고 붙은 곡입니다. 뉘앙스를 살리면 "쪽빛 물들이기" 정도가 됩니다만 국내에는 "쪽빛 염색"으로 알려져 있어요. 작품의 주인공인 지옥소녀의 이름이 "아이"이므로 중의적인 의미가 됩니다.
당시만 해도 묘한 매력이 일부를 중심으로 알려져 있던 성우 '노토 마미코'가 가진 특유의 허무한 보이스를 단박에 전국구로 끌어올린 시리즈인데, 엔딩은 모두 노토가 부른 버전을 내보냈습니다. 곡명은 각각 히라가나로 카리누이(시침질), 아이조메(쪽빛 염색), 이치누케(아이들이 놀이를 할 때 그 판에서 처음으로 술래가 아니게 된 사람을 말합니다), 이로가미(색종이). 4글자씩으로 이루어진 훈독 제목입니다.
네 곡 모두 명곡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아이조메"를 가장 좋아합니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고전에서 따온 점이, 살짝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제 취향에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OST도 명곡이 가득하고, 사회비평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좋아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만...이 지옥소녀라는 작품군은...현재 파칭코가 오히려 더 유명합니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모았다가 끝이 나면 가기 마련인 파칭코화를 피하지 못했는데, 워낙에 분위기가 독특한 작품이라 대박이 나 버렸다고 합니다. 팬으로서는 되게 뭐랄까요, 미묘한 기분이 듭니다...
곡 자체는 지금 들어도 되게 처연한 느낌이고, 그걸 또 분위기 살려 주는 노토 보이스도 엄청납니다. 유튜브 영상 아래에 가사를 해석해서 붙여 놨으니 모쪼록 한 번 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あいぞめ
(아이조메)
쪽빛 염색
作詞:ああ
작사: 아아
作曲:Takumi
작곡: 타쿠미
歌:能登麻美子
노래: 노토 마미코
あさきゆめみじ 永久に嘆きもせす
(아사키 유메미지 토와니 나게키모 세스)
얕은 꿈 꾸지 아니할 바 영원히 한탄일랑 하려오
月の光 心 照らし出す
(츠키노 히카리 코코로 테라시다스)
달빛이 마음을 비추어 내네
燃ゆる花の舞 道しるべ
(모유루 하나노 마이 미치시루베)
타오르는 꽃의 춤은 길잡이
絡みつく あやまちの詩 胸をしめる
(카라미츠쿠 아야마치노 우타 무네오 시메루)
감겨드는 과오의 노래 가슴을 조이네
果てぬ川に手を挿し 流そう
(하테누 카와니 테오 사시 나가소오)
끝없는 내에 손을 담궈 흘려 보내리
想い 詰めた言の葉 藍に染めて
(오모이 츠메타 코토노하 아이니 소메테)
마음 채워 담은 말, 쪽빛으로 물들여
すれ違いが 心もろくする
(스레치가이가 코코로 모로쿠 스루)
엇갈림이 마음을 약하게 하네
居場所もないまま 風は吹く
(이바쇼모 나이 마마 카제와 후쿠)
머물 곳도 없는데 바람은 부네
赤い道 足取り重く 夜に向かう
(아카이 미치 아시도리 오모쿠 야미니 무카우)
붉은 길, 발걸음 무겁게 어둠을 향하네
一度流せば 二度と帰らぬ
(이치도 나가세바 니도토 카에라누)
한 번 흘려 보내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아니하리
指がつまびく運命 藍に染めて
(유비가 츠마비쿠 사다메 아이니 소메테)
손가락이 뜯는 운명 쪽빛으로 물들여
いくつ 明けない夜を 重ねて
(이쿠츠 아케나이 요루오 카사네테)
몇이고 밝지 않는 밤을 겹치면
やがて 藍の嘆きも 消え逝くのか
(야가테 아이노 나게키모 키에유쿠노카)
머잖아 쪽빛 한탄도 사라져 갈진가
果てぬ川に手を挿し 流そう
(하테누 카와니 테오 사시 나가소오)
끝없는 내에 손을 담궈 흘려 보내리
色は匂へど いつか 散りぬるもの
(이로와 니오에도 이츠카 치리누루모노)
빛깔은 향기로울지언정 언젠가 지고 마는 것
藍に染めて…
(아이니 소메테)
쪽빛으로 물들여…
#아이조메,#야가테_아이노,#아이니_소메테,#이치누케,#카와니
사실 정치꾼들 빼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굳이 우기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이것도 잘 생각해보면 나름 문제인 부분인데,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4개의 큰 섬만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본섬만 일본문화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요. 나아가서 그런 섬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꽤 있더라고요[...] 아베 이후로 좀 생각 박힌 녀석이 뽑히면 의외로 금방 해결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요즘은 넷 우익들이 워낙에 설쳐 대서...
말씀해 주신 문장은 좀 풀어서 현대어로 옮기면 "어설픈 꿈 같은 건 꿀 생각도 안 들고 영원히 한탄이나마 하련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원문이 고전문법인지라 우리말 가운데 가장 리듬과 뉘앙스가 흡사한 단어를 고민한 끝에 이렇게 구전민요에 쓰일 법한 표현을 달았어요!
제경우는 예전에 메뉴얼땜에 일본어를... (9x년도에는 일부 하드웨어나 소프트를 쓸려면 일본어판밖에 없거나, 영문인데 일본어 메뉴얼밖에 없거나, 관련 서적이 일본어판밖에 없는 경우 흔했음)
참고로 한패팀에도 있었고, 직접 이것저것 번역해본 경험상 말하자면 가장 번역하기 힘든건 의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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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일본어를 몰라..일단 일본어 잘하시는거 부럽습니다. 일본가서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애들 혼내주세요!!
좋은 글과 좋은 노래 잘 듣고 갑니다. 엔딩에 저런 전주와 곡이 나오면 여운이 크게 남겠네요.
그나저나
"영원히 한탄일랑 하려오"
요게 좀 이상 합니다. 영원히 한탄 하겠오 정도가 맞는 말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