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용산 전자상가에 다녀왔습니다...
묘한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지금보다 조금 어릴때...참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예전엔 지하철이 용산에 가까워 지면...이미 PC든 사람..부품 가져온 사람..게임,CD,카메라 등등 ..
지하철 안에서부터 북적북적했고...지하철 딱 내리면...바로 전자상가라는 활력(비록 용팔이일지라도)이 확 돌았는데....
지하 도깨비 시장도 없어졌고...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개인구매자는 거의 없는것 같더군요...(그래서 뭐 구경하기도 좀 불편하고 그렇더군요...)
개인구매자를 대상으로 영업은 거의 없는것 같고...온라인,중고,도매...뭐 그런것같은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어두웠습니다...(어디 위험한 뒷골목같은...ㅋㅋ)
시장변화나 용팔이행태나 이런거 떠나서...
제 인생을 보는것 같아서...씁쓸했습니다...
시쇽님^^;
저도 배가 나오고 무릎도 아프긴합니다.
그런데, 저는 나이가 들어가는 제 모습이 좋습니다.
어제도 직장에서 속상한 일을 겪고 혼자 책상에서 울기도 했지만
예전에 같은 상황에서 느끼던 스트레스에 비하면 견딜만하더라구요.
나이가 들어서 배가 나오고, 뜀박질도 엄청 느려지고, 이곳저곳 아픈데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내면의 상태가 예전보다 성장(아주 조금씩)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살아온 보람이 있더라구요.
인생 뭐 있습니까?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 제겐 가장 큰 가치거든요.
주변에 가족, 친구가 있고
휴대폰에 저장된 많은 사람 중에서 몇년간 통화 안했던 사람에게 전화하면 기억해주고
가끔은 반갑게 보고 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면 충분히 잘 살았다고 해도 될거 같아요.
(사실 오늘 퇴근하면서 연락 안한지 10년 넘은 분께 전화했는데 어쩌다보니 20분쯤 통화했네요)
용산 지금가도 뭔가 있을거 같은 기분인데..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소위 용팔이들의 구라가 판치는게 싫고..
그사람들과 입씨름 하는게 싫어서요..
온라인도 온라인이지만..
이전부터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 용팔이에게 당하면서도 갈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온라인이라는 판매채널이 생겨서 선택의 여지가 생긴부분도 있지만..
한편 소위 도매급, 딜러들이 소매를 하는것도 한몫을 했다고 봅니다..
도매와 소매를 구분해서 팔아야 서로 상생할수 있고..
스스로 소비자를 상대하며 생기는 피로감도 줄일수 있었을텐데요..
한편 효율성만 강조하는 현대사회의 단면은 아닐런지요..
효율성만 따진다면.. 회사가 소매를 하든.. 도매를 뭔 상관이 있으며..
상생이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요..
세상이 변하듯..
'나'라는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고..
용산도 쇠락을 길을 걷고..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유통채널이 생기는게.. 자연스러움을 아닐런지요..
확실히 요새는 가도 그닥 재미는 없더라구요
신기한 물건 진열된게 별로 없어서...
이젠 온라인으로 다 사는 시대라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아아, 용산...
전 어린 시절(중딩) 전자 제품 구경하러 갔다가, 왠 아저씨가 야한 사진(금발)을 슬쩍 보여주면서 얼마라고 흥정하는 말에 기겁했던 기억이...ㅋ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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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3 | 24.04.1103:07 | 잠퉁이 | |
3596 | 24.04.0714:59 | D다 | |
3484 | 24.04.0615:31 | 에드 | |
2646 | 24.04.0521:13 | 비트러브 | |
7919 | 24.04.0520:34 | 뚜찌z |
어릴 때 대구에 살때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용산 한번 다녀오는 거였습니다.
군대 날짜 받아놓고 기차타고 서울와서 해뜨고부터 가게들 문닫을 때까지 용산상가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요즘 용산인 을씨년스럽긴 하지만 용팔이들의 자업자득이 실현되어서 살짝 흐뭇합니다.
지인 중에 컴퓨터부품 온라인판매 사장님이 계신데요.
용산에 있는 사무실에 직원도 두시고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매일 살얼음을 걷는 기분이라고 하시더군요.
쉴틈없이 바쁘신걸 보면 예전보다 시장규모는 오히려 커진거 같더라구요.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용산전자상가는 지금도 살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