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글 맑고 향기롭게 -법정스님- 글 중에서....
- bgsbl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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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안거가 끝난 해제철이라.
다들 하산하고 절 안이 텅 빈다.
빈 뜰에 곧잘 산비둘기가 내리고
다람쥐들이 기왓장에 올라 재롱을 피운다.
여름철에 못다 한 열정을 쏟음인지.
더러는 소나기가 천둥 번개를 데리고
온 골짝을 휘저어 놓기도 한다.
아침저녁으로 선득거려 군불을 지피고.
삼베옷을 까슬거려 벗어 놓아야 한다.
문득 앞산을 바라보면
그새 산색이 수척해졌다.
허허로운 바람 소리가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