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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원 추경 축소하고 부동산 정책 발표는 연기
청년 장관 여럿 아닌 0명..靑 수석비서관 제도는 유지
매니페스토본부 "대선 공약을 깨트려도 괜찮은 약속으로 여겨선 안 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형 대선 공약들이 축소·연기되면서 '공약 파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대선 공약을 인수위에서 파기하는 것은 헌법과 인수위법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당선 후 약 40일이 지나는 동안 '줄이거나' '미루거나' '철회한' 대표 공약 7가지를 짚어봤다.
① 50조원 추경…"축소 불가피"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즉시 50조원 이상의 재정을 확보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을 보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선 후 윤 당선인은 이를 1호 공약으로 정했고, 불필요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내 인수위 안팎에선 추경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경제 불안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지난 18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역시 '50조원 추경 편성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50조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인수위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히며 '50조원 축소론'을 더욱 가시화했다. 인수위는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해 35조원 안팎으로 규모를 조정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② 靑 수석비서관, '폐지'에서 '유지'로
윤 당선인은 "군림하는 청와대 참모조직을 뜯어 고치겠다"며 청와대 수석비서관직 폐지를 약속했지만, 이 역시 후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 당선인은 현재의 '3실(국가안보실·비서실·정책실) 8수석(정무·민정·시민사회·인사·국민소통·일자리·사회·경제)' 체제에서 정책실과 민정·일자리 수석만을 제외한 '2실 6수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으로 지목한 수석비서관 대부분을 사실상 유지키로 한 것이다. 인수위 내에서도 사실상 수석비서관을 전면 폐지해선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③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어렵다"
인수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단가의 현실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납품단가 연동제'의 법제화와 관련해선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사업자가 이를 반영해 수급사업자의 납품단가를 올려주도록 하는 제도다. 인수위는 이 제도를 의무화할 경우,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게 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공약을 파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인수위는 "여전히 연동제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추가로 밝히기도 했다.
4월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각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④ "청년 장관 '여럿' 임명"…결과는 0명
이미 파기가 확정된 공약도 있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언한 이른바 '30대 청년 장관' 임명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말 윤석열 정부에선 "30대 장관이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 나올 것이다. 단순히 2030표를 받으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1기 내각 구성을 완료한 결과, 장관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59.7세였으며 심지어 40대 역시 49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했다. 앞서 인수위원에도 2030 청년은 전무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당시 당선인 대변인은 "실무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수위 내에서는 "단순히 이번만 볼게 아니라, 앞으로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청년 장관은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그러나 대선 내내 청년 구애를 펼쳤던 윤 당선인이 시작부터 청년 빠진 정부를 구상했다는 데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⑤ 책임총리제 강조했지만…尹 그림자 짙은 인선
윤 당선인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공약 중 하나는 바로 '책임총리제'였다.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실질적인 장관 인사권을 주는 것이 책임총리제의 골자다. 인수위에선 이를 의식해 내각 인선 발표 때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친필 서명이 담긴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실질적으로 장관 제청권을 행사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인선 내용을 살펴보면 윤 당선인의 핵심 관계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부터 '40년 지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충암고-서울대 직속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윤 당선인의 친분이 강하게 작용된 듯한 인사가 적지 않게 포진돼 있다. 이 때문에 내각 인선에 한 후보자보다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그림자가 더욱 짙게 깔려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⑥ 여가부 폐지 등 정부조직법 개편…'속도조절' 방침
윤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여성가족부 폐지는 속도조절을 택했다. 여가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을 출범 이후로 미루고 현 정부 조직체계에 따라 장차관을 우선 인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출범 전부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에 더해 여가부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논쟁까지 이어지면 민생 현안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을 것이며, 이후 6·1지방선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선 172석 민주당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정쟁을 키워봤자 당장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일각에선 9월 정기국회까지 여유를 두고 조직 개편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파악된다.
⑦ 부동산 규제완화…"늦춰질 것"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으며 대선 내내 속도감 있게 바로 잡겠다고 강조해온 부동산 정책 역시 발표가 늦춰졌다. 인수위는 규제 완화 수위 등을 담은 새 정부의 부동산 종합 정책발표를 당초 예상됐던 4월 중이 아닌 정부 출범 이후 하겠다고 밝혔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8일 조만간 열리게 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언급하며 "청문회 과정에서 중복되거나 수정된 메시지가 전달돼, 시장에 혼선을 줄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발표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인수위가 부동산과 관련해 아무런 대책을 내지 않는 동안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집값이 들썩이면서, 부동산 시장 불안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들이 연이어 축소·조정되는 흐름을 보이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19일 "인수위가 대선 공약을 일방적 파기하거나 수정한다면, 공약을 보고 투표하는 정책선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형태이고 헌법과 인수위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인수위가 대선공약을 마치 깨트려도 괜찮은 약속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아직 확정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비판을 하는 건 너무 시점이 빠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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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 합니다. 공약 이행율....대통령도 되기 전인데.... 말을 저리도 바꾸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