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시.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무죄구형을 강행하다가 중징계를 받고,
너무 지쳐서 그냥 징계 받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소송하면 더 찍힐 것 같아 좀 주저되더군요.
소송 안 한다고 살려둘 것 같지도 않고,
중징계 전력을 그대로 두면
다음 검사 적격심사 때 그 핑계로 자르겠다 싶어,
2013년 5월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징계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온 이후
전현직 검찰총장, 현직 검사장 등을 상대로 한 고발, 부패신고, 재정신청,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소송,
박상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국가배상소송 등
문제 제기를 이어갔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박근혜 정부 시절을 거쳐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여전히 법무검찰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멈춘 적이 없습니다.
인사 평정이 좋을 리 없지요.
2016년 2월에도, 검사 부적격으로 잘릴 뻔했습니다.
저를 응원하는 글을 검사게시판에 올렸던 박병규 선배를
2015년 2월 이미 자른 선례가 있는데,
저를 살려둘 리 있나요.
제가 잘릴 뻔한 2016년 2월 당시
검찰국장은 안태근 검사장이었습니다.
심층 적격심사에 회부된 후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서 부르면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부적격자에게 적격심사를 받을 수 없다고,
기피 신청하겠다는 등의 작전 계획을 세우고
벼르고 있었는데,
2015년 12월 초
한겨레 신문의 보도를 시발로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행히 잘리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내부고발자의 고단한 삶을 작심하고 결행한 후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를 견뎠고
윤석열 정부도 마저 잘 견딜 각오입니다.
2014년 11월 징계취소소송 2심까지 기쁘게 승소하고
너무 기쁘고, 감사하여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십자가 잘 감당한 것 같아요.
조금 더 큰 십자가를 주셔도 잘 감당하겠습니다.’
감사 기도를 하다가 아차차 했지요.
하나님이 기쁘게 들으셨다는 걸 느꼈거든요.
2015년 11월
법무부 동료로부터 이번 적격심사에서 자르기로 했다는 귀띔을 받고
그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급하게 다시 기도했지요.
‘징계취소소송 1심, 2심 이겼다는 거지, 아직 3심 재판 중입니다.
행정소송 끝나지도 않았는데,
적격심사 퇴직 명령 취소소송을 또 제기해야 하는 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징계취소소송이 끝나고 나면,
그때 군소리 안 할 테니
하나님. 이번만은 살려주세요’
심층 적격심사 회부되었다가 살아나고 보니
안심하면서도, 살짝 무서웠습니다.
다음에 더 큰 십자가 주실 텐데... 싶어서
오늘 많은 언론사의 취재 연락으로
핸드폰이 계속 울렸습니다.
걱정해주시고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문자도 많구요.
전현직 총장, 검사장 등을 고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지요.
2015년 11월 잘릴 거라는 동료의 귀띔을 받고
‘신분 보장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검사의 신분 보장,
그 진수를 보여줄 각오를 계속 다져왔습니다.
언론 보도로 놀라시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예상했던 바라, 담담하게 보도 접했습니다.
적격심사로 잘렸을 경우를 대비한 소송 준비는
2015년부터 계속 하고 있습니다.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p.s. 박병규 선배의 퇴직명령 취소소송 판결문 사진도 동봉합니다.
박병규 선배가 잘리는 것을 보고, 다음은 제 차례다 싶어, 2015년 2월 창원지검에서 의정부로 전출할 때,검사들에게 미리 말했지요. 나 자르면, 터미네이터 찍겠다고.
“I'll be back.“
잘 감당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