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본더와 아톰의 자전거 세계일주 - 긴 여정의 시작은 늘 험난하다 ~5일
드디어 날이 밝았다.
은연 중 긴장이 되었는지 잠을 설쳤다.
두세달 준비할 것이나 술자리가 워낙 많아서 몹시 피곤한 몸이었다.
오히려 여행을 시작해야 좀 쉴 수 있으려나..
두대의 자전거를 전날 샵에서 분해해 박스 포장하고
차에 장정 넷이서 낑낑거리며 겨우 실어 놓았다.
랙팩 1개와 백팩 2개, 패니어 8개, 핸들바백 2개는
대형 캐리어 세개에 고이 포장이 되었다.
바퀴가 망가지고 내부는 다 찢어진 캐리어를 일부러 버리지 않고 있었다.
멜버른에 버릴 쓰레기들이 많아졌다.
많이 실리긴 실린다.
가족들과 가장 가까운 지인의 배웅 속에
어리둥절 하며 헤어짐의 아쉬움도 느낄 겨를 없이
우리는 출발했다.
우리는 에어아시아를 이용했다.
작년 호주 취항 프로모션을 했었는데 그때를 이용해 미리 1년전 예매했었다.
편도 가격이 세금 포함해서 30만원이 안되는 가격이었다.
물론 에어아시아의 특성상 인천 - 쿠알라룸푸르 - 멜버른
이렇게 가야하지만, 티켓도 따로 구입이니 스탑오버나 다를것이 없다.
여튼 이 티켓을 구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는 자전거 여행이 아니었으므로
말레이시아에서 3일정도 쉬고 가자는 아름다운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걸 어쩌나
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쉬는 것이 지금 우리에겐 독이 되어 버렸다.
저 엄청난 짐들을 어떻게 들고 다닌단 말인가.
3일 있을 예정인데 자전거 조립했다가 다시 분해 포장해서 가져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LCCT 공항에 짐 보관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는 에어아시아를 매우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니까 (저가항공 만세!)
참고로 에어아시아의 수화물을 미리 구입하면 저렴한데
우리는 인당 스포츠 화물 30kg 일반 수화물 40kg
이렇게 적용해서 전혀 추가 요금 없이 자전거를 옮길 수 있었다.
금액은 대략 인당 15만원 정도
인천 - 쿠알라룸푸르 - 멜버른
비행기를 두번 타는 기준으로!
여튼 고따위 걱정이 좀 있었지만 어쨌든 출발!
에어컨과 맥주 와이파이를 마음껏 쓰면서
전국일주 여행기가 무척이나 밀려 있었으므로 반쯤 감긴 눈으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언제까지 여행기를 이리도 공들여 쓸 수 있을까?
유일하게 내가 속박되어 있는 하나의 끈이라서 놓고 싶진 않지만
짐이 되면 안되기도 하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라운지에서 푹 쉬었다.
다음 날 아침 공항 짐 보관소에 가보니
24시간 기준 1DAY 요금을 받고 있었다.
그럼 최대한 늦게 나가서 마지막날 빨리 돌아와야 하루 요금을 세이브 할 수 있었다.
자전거 두대와 바퀴가 망가진 하나의 캐리어를 맡겼다.
2일 보관 예상 금액은 대략 10만원 정도.. 크으...
하지만 좋다. 어쩌겠나
자 지나간 일은 빨리 빨리 잊어줘야 된다.
우선 가자 우리들의 놀이터인 차이나 타운으로
벌써 네번째이다. KL 센트럴에서 한 정거장만 가면 차이나 타운이 있는데
먹거리 시장과, 게스트 하우스, 호스텔들이 즐비하다.
2인 더블룸에 8000원정도 하는 곳도 있다.
물론 매우 열악하다.
엄청 덥더라. 한국은 출발한 다음날 대전에도 눈이 왔다던데
후드티 뒤집어 쓰고 도착했다가 반바지로 갈아입어도 땀이 나기 시작했다.
저 뚝배기는 참 먹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는구만
좋다. 여유있다.
여행을 오면 쉬지 않고 어딜 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거 없어도 된다
나랑 같이 여행 온 남동생
전국일주의 영향으로 아직도 부엉이과 생물의 얼굴이 남아있다.
링깃
첫날은 레게 게스트 하우스라는 꽤 유명한 곳에서 잤다.
생각보다 비싸다 1박 80링깃
어차피 10만원 환전했으므로 괜찮다.
말레이시아 돌아올라면 한참 남았으니...
하루종일 여행기만 쓰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현지인들만 가는 시장통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두부 및 오뎅 요리 전문점
키야 요런게 좋아
하나에 1링깃
막 고르면 국물에 준다. 약간 오뎅국물같다. 두부도 한모 띄워주고
Razzy's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했다. 작년에 왔을때 막 오픈했었는데 역시나 시설은 굿이었다.
더블룸 75링깃
이틀동안 전국일주 여행기 폭풍 업로드
언제까지 이렇게 여유롭게 여행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나!
그렇게 말레이시아 아니 쿠알라룸푸르 차이나 타운에서의 밤은 지나가고
다음날 아침 일찍 공항에 갔다.
짐을 찾아 저번과 같이 라운지에 들어가려 했는데
오마이갓 이 아이들이 갑자기 꼼꼼하게도 유효기간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통과 아톰은 pp 없는 사람
탑승시간이 10시간이나 남았으므로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5시간짜리만 끊어서 아톰도 입장했다.
그 돈이 너무 아까워서 우린 10시간동안 6번의 식사를 했다.
괜찮아.. 배 부르잖아
이젠 진짜 멜버른으로 고고씽이다.
지난 주 웜샤워로 멜버른 호스트들에게 메세지를 뿌렸었는데 가장 먼저 연락온
Majorie, John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가기로 했다.
텐덤으로 미국을 횡단했다는 노 부부는 일주일정도 마음껏 쉬고 가라고 했다.
도착했다.
휴 이거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나
공항에서 존의 집까지는 40km정도
다행히 아침 9시 정도에 공항에서 나왔으니 조립에 충분한 여유는 있는 듯 했다.
자아 바람을 넣어보자
사람들은 보스턴 테러의 여파인 줄 알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미안해 튜브가 터졌어
40정도밖에 안넣었는데 내가 바람을 너무 빼놔서인지 튜브가 면끼리 붙어있었나 보다.
완전 너덜너덜해졌다. ㅋㅋㅋ
시작부터 느낌이 좋은데?
테러가 아니니 안심하라는 나의 온화한 눈빛에 사람들은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자전거 박스로 벽을 만든 나는 그안에서 다시 자전거 조립을 시작했다.
얘 같이 온 아톰소년아 니 안장을 고정시켜 주는 저 브라켓은 어디에 팔아 먹었니?
아톰은 그날 존의 집까지 골반이 180도 회전하는 라이딩을 즐겼다.
시작이 참 좋아?
어라 근데 내 프론트 패니어는 어디있지?
뭐가 이렇게 다 없는거냐.. ㅋㅋㅋ
아니 내 핸들바 백 볼트는 왜 또하나 없지?
어쩔 수 없이 드롭바 볼트를 하나 빼서 핸들바에 연결
드롭바는 흔들 흔들
좀만 참아라 좀만
결국 아톰의 프론트 패니어를 내가 달고 내 한쪽 패니어는 아톰의 리어 위에 올려놓고 출발했다.
갑자기 좌측통행을 하려니 이거 정신이 혼미했다.
정신 바짝차려라
4시간동안 낑낑대고 조립 및 패니어를 장착했더니 멘탈이 위태롭다.
아 자전거가 왜이리 덜그럭 거리냐
앞 스포크가 부러졌다.
아니 대체 왜
시작이 너무나 행복하고 깔끔하잖아
15일 전국일주 할때 한번도 문제 없던 자전거가
5시간만에 모두 문제를 일으키는구나.
그래 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하라는 계시구나
몇 몇 심성 고운 호주인들의 배려로
시티까지 강을 따라 가는 멋진 코스로 이동 할 수 있었다.
좋네 좋아.
멜버른에 있는 동안 느낀건 이 도시는 자전거가 왕이다.
라이딩 환경이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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